서울에서 민선 2기 첫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곽노현 당선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91년부터 방송통신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곽 당선자는 34.3%를 얻어 33.2%를 득표한 이원희 후보를 누르고 제18대 교육감으로 확정됐다(개표율 99.1% 기준).
곽 당선자는 개표 직후 보수 단일후보인 이 후보와 투표율 1~2%P 안팎의 표차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이날 오전 6시쯤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는 2년 전 첫 직선에서 당선됐던 공정택 전 교육감이 교육비리 문제로 구속되면서 공 전 교육감에게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돌아선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후보들의 단일화 실패로 보수층 표가 분산된 점도 진보 교육감 탄생에 기여했다.
중도·보수 진영의 김영숙, 남승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각각 득표율 12.19%와 11.78%를 기록해 이원희 후보의 뒤를 쫓았다.
곽 당선자는 다음달 1일부터 새 교육감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
곽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시.도 진보 교육감들과 함께 원칙과 입장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진보 교육감들이 공조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곽 당선자는 이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이른바 '일제고사'에 대해서도 획일적인 평가에 반대한다며 교육감 권한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선택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 정치활동을 한 혐의로 파면과 해임 등 대량 중징계가 예고돼 있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해서도 해당 교사들의 기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형 사립고 확대 등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대해선 부자 자녀들을 위한 '특권 교육'이라며 서민들이 사는 낙후 지역에 '혁신학교' 3백 곳을 지정한 뒤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곽 당선자는 학교간, 지역간 학력 격차를 바로잡아 달라는 서울시민들의 열망이 이번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며,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협의해 교과부와 시.도 지사, 나아가 정치권에 여러 제안과 건의를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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