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 “무역구제· 의약품· 자동차협상 잠정 중단”
한미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 3일째인 6일 오전(현지시간) 반덤핑 등 무역구제를 둘러싼 양측 입장차로 인해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등 3개 분과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그러나 이들 3개 분과 외 나머지 분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무역구제 분과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전체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몬타나주 빅스카이 리조트에 마련된 브리핑실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무역구제 협상을 더 이상 지속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오늘 10시부로 원래 내일까지 예정돼 있던 무역구제 협상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의약품 협상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 중단시켰다”며 “무역구제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작업반을 재개해도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자동차협상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우리측 협상단은 무역구제 분야의 연내 타결을 위해 기존 14개 반덤핑 관련 요구사항을 실질적인 효과가 큰 5가지로 줄여 미국측에 전달하고, 이날 중 답변을 요구했지만 미국측이 뚜렷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우리측의 5가지 요구사항은 △산업피해 판정때 국가별 비합산 △무역 국제협력위원회 설치 △반덤핑 조사 전 통보 및 사전협의 △반덤핑 혐의때 사전에 가격·물량 조절 △반덤피 마진 계산때 불리한 사실만 포함시키는 관행 지양 등이다. 김 대표는 “무역구제는 미측이 어렵게 생각하는 사안임이 확실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업계의 높은 기대에 비춰 어렵더라도 서로 이익의 균형차원에서 노력할 부분은 계속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제시한 5가지 (무역구제 관련) 요구사항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제시한 14가지 중 5가지를 압축한 것”이라며 “연말 시한이 다가오기 때문에 의회 통보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 긴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구제의 경우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의 시한이 내년 6월 말 끝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려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 변경 내용을 확정해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곧이어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도 같은 장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어제 오후 한국측은 (무역구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요구사항 리스트를 주면서 이를 ‘택하든지, 떠나든지’ 하는 태도로 나왔다”며 “미국측의 가장 민감한 분야에서 한국측이 비합리적인 요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이어 “우리는 이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분야에서 ‘한정적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분과협상이 장애에 부딪혔지만 나머지 협상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또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도 전체 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민감한 분야에서 부침이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큰 그림은 이번주 빅 스카이에서 다른 분과가 협상하고, 꾸준히 진전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말로 긴급 브리핑을 끝맺었다. 특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미 의회 의원을 잇따라 접촉하고 있어 무역구제 분야에서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자동차, 의약품 등 전체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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