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의 세계화를 이끈 ‘해운업계의 별’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3세.빈소는 서울 아산병원(02-3010-2295)에 차려졌으며 한진해운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29일 한진해운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다.조 회장은 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94년 대표이사 사장, 2003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95∼97년 태평양 노선 안정화 협의체 제4대 의장으로 세계 해운시장 안정을 이끌었으며 2000년부터 2005년까지 WSC(세계선사협의회) 이사회 이사를 역임했다. 또한 발틱국제해사기구협의회(BIMCO) 부회장으로서 국제해운업계에서 한국 해운의 위상제고 및 권익보호를 위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조 회장은 또 한진해운이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해운 기업이자 세계 7위권 규모의 선사로 성장하는데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한진해운 ‘키’ 누가 주나조양호 회장 후견인 역할대한항공 백기사 나설 듯조수호 회장이 26일 지병으로 별세함에 따라 한진해운 경영권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한진해운은 지분 구조상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돼 있지만 회사 경영은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한진해운의 지분 구조를 보면 조수호 회장이 6.87%, 한진해운 자사주는 8.78%, 그 외에 특수관계인은 26.78%이며 외국계는 34%로 외국계 지분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한진해운의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외국계 자본의 움직임이다. 지난달 새미 오퍼라는 이스라엘 해운업자가 한진해운 지분 624만 주를 사들이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를 넘어 적대적 외부세력을 여유있게 방어할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수호 회장이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한진해운은 결국 맏형인 조양호 회장이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뒤 공식 입장 표명을 통해 조수호 회장 측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위해서 ‘백기사’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경영권은 관심이 없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다”면서 “현재로선 조수호 회장과 한진해운 자사주 지분이 높아 한진해운의 경영권 문제는 없으며, 당분간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