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3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가구 흑자는 또 줄어 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가계 판매신용은 4조5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5천억원이 늘어났다.
이런 증가폭은 지난 2001년 4분기(5조원)이후 가장 큰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연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판매신용 가운데 신용카드를 통한 판매신용은 3조9천억원으로 역시 2001년 4분기(4조9천억원)이후 8년만에 최고로 집계됐다.
판매신용은 가계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결제하지 않은 금액을 말하며 사실상 ‘빚’과 같다.
할부금융 판매신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감소하다가 4분기 들어 증가세(5천억원)로 돌아섰다.
판매신용에다 가계 대출을 포함한 가계신용 잔액은 733조 7천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분기에 견줘 20조9천억원 증가한 것이다.
가계대출은 692조원으로 전분기대비 16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4분기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이 추계한 전체 가구 수(1천691만7천 가구)로 나눈 가구당 빚은 4천377만원이다. 전분기(4천213만원)보다 164만원 늘어난 셈이다.
1인당 빚(추계 인구 4천874만7천 명)은 1천505만원으로 39만원 증가했다.
가계 대출 중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액은 4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4조7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예금은행을 제외한 저축은행.보험사 등 비은행권 금융기관은 7조6천억원이 증가했다.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은행권 대출규제로 ‘풍선효과’가 발생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8조7천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3%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가계대출이 7조 3천억원이 늘어나 전분기(8조5천억원)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비수도권 가계대출은 부산, 충남,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해 4조7천억원이 많아졌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해 가구당 흑자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평균 소득은 345만 원으로1년 전보다 4.9% 늘었다.
그러나 전국 가구의 소비 지출도 평균 221만 9천 원으로 1년 전보다 7.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구 소득에서 소비를 뺀 가구당 흑자액은 평균 67만 4천9백 원으로 1년 전보다 4%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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