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1]배상익 기자 = 한나라당이 당론변경을 위한 22일 첫 세종시 의원총회 열었다.
한나라당의 의총에서 정책토론 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친이-친박이 정면 충돌하며 날선 공방만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공방도 거셌다.
의총은 초반부터 공개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고성이 오가는 험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사회자인 친이계 원희목 원내부대표가 비공개 방침을 밝히자, 친박계가 “무엇이 두렵나”라면서 공개를 주장했지만, 친이계는 “계파싸움이나 정치갈등이 부각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표결 끝에 30여명의 의원만이 공개에 ‘찬성’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몽준 대표가 이날 의총 인사말에서 “정치는 끝이 없는 대화와 타협의 연속과정”이라고 대화를 당부했지만, 양측이 원안고수와 수정안이 서로의 의견을 앞세우면서 대화와 대안은 없고 날카로운 설전만 이어졌다.
친이계는 세종시 원안이 충청권의 표를 얻기 위한 정략에서 비롯됐으며, 행정 비효율을 초래하는 만큼 수정돼야 한다 강조했다.
차명진 의원은 “행정부처 이전은 과밀해소나 균형발전의 방법이 아니다”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국토연구원 연구결과 발표에 세종시 원안으로 자족기능이 안된다는 결과가 있었다”고 말하며 박 전 대표도 겨냥했다.
친이계는 이날 의총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끝장토론을 거쳐 당론변경을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은 균형발전을 내세우면서 원안고수를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불참했지만, 친박 의원들의 목소리는 컸다. 유정복 의원은 “수정안은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박은 대못을 뽑는다는 주장은 안맞다. 한나라당과 같이 박았고, 대선 때 결정적으로 못을 박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은 “왜 박근혜 때리기를 하느냐. 박근혜가 여러 분을 속인 적이 있나. 차기 유력한 사람을 죽여서 뭐가 좋은 게 있나”라고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친박계는 친이계가 의총을 통해 당론 결정을 밀어붙일 경우 표결에 불참하고, 상임위나 본회의 등에서 수정안을 부결시킨다는 방침이다.
반면 범친이계인 충청권의 정진석 의원은 “대통령이 아닌 측근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 삼성이 아니라 뭐가 가도 충청권은 안 바뀐다”면서 결론은 2012년 대선까지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의총에는 90명 안팎의 친이계, 40명 안팎의 친박계, 중립성향 10여명 등 총 146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40명의 의원이 발언을 신청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6일까지 매일 의총을 개최하겠다고 하는 등 당론 변경을 위한 과정을 밟아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