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1]배상익 기자 = 박근혜 전 대표의 이명박 대통령 발언 반박에 청와대가 사과를 요구해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 발언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곧바로 반박하자 당내 토론회에서도 친이-친박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9일 충청북도 업무보고에서 “저는 솔직히 생각하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어 한다”며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는 우리끼리 싸울 시간도 없고 여력도 없다. 세계와의 전쟁이기 때문에 모두가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모든 것을 그냥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정치적 계산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전날 강도 발언과 관련해 “백번, 천번 맞는 얘기”라며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시는 것 아니냐?”며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국민에게 비칠 수 있다, 국민들을 뵐 면목이 없다"면서 세종시 갈등의 진원지가 대통령이라는 속내를 밝힌 것이다.
10일 당내 세종시 토론회에서도 친이-친박간 설전과 신경전이 2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세종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이 확대 심화되면서 심각한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은 박 전 대표가 오해하고 있다며 맞대응을 자제했으나 11일 오전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소한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 예의는 지켜야한다”면서 “적어도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명과 그에 따른 공식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요구하는 바”라고 밝혀 세종시 수정안 정국에서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원안 사수’, ‘국민과 약속’을 내세운 박 전 대표와 친박계 ‘국익’을 내세우며 ‘수정안’을 밀어 부치는 이 대통령과 친이계가 강도 발언파문으로 인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