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내 논의를 시작 하기는 커녕 확실한 논의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당론 변경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내의 시각차가 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친박계는 똘똘 뭉쳐 요지부동하고 있고, 친이계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종시 처리 시기를 놓고 4월 이후로 미루자는 친이계와 빨리 끝내자는 친박계, 소장파의 입장이 달라 한나라당의 해법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입법예고 전부터 친박계의 이계진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며, 무기명 비밀투표를 제안한대 이어 남경필 이한구 의원 등 중도파 중진은 세종시 수정 법안에 대한 표결과 관련 당론이 아닌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28일 “당의 결정에 따르는 것보다는 각자가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남경필, 원희룡, 홍정욱 의원 등 중립 성향 의원들도 소신투표에 찬성한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도 28일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유투표, 양심 소신에 맡기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해서도 입장차가 크다 친박계인 유정복 의원은 “어렵다고 정도를 피해가면 다른 의혹이나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며 “장막 속에 가려진 비밀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친이계 역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여옥 의원도 “무기명 비밀투표는 정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와의 인터뷰에서 “유불리를 떠나 소신을 이야기하고, 어떤 고난과 문제가 있더라도 정치력으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언제나 기명을 하고 자신의 분명한 뜻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정 대표는 “여야가 합의하면 비밀투표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이유가 없다”며 “이런 중차대한 문제는 의원 개개인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책임 하에서 표결해야 되는데 비밀투표를 하면 아마 비겁하다고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