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티그룹, 'Korea Equity Strategy' 보고서
우리 경제가 과거 일본식 장기 불황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씨티그룹(Citigroup)이 최근 "한국이 내수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12일 'Korea Equity Strategy'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통화와 재정정책을 활용하여 내수를 부양시킬 여력이 충분하며, 기업부문의 리스크와 부동산 시장 버블도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일본의 경우 지난 1990년대 초 민간소비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10년 이상 경기침체가 지속되었다"면서 그 이유로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절대적인 부동산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민간소비 침체의 원인이 된 것은 글로벌 시장의 부진 속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지속됐던 과소비, 고유가와 중국의 경착륙 등 여건 악화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내수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수도 있으나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1% 미만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현재의 가격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업부문의 리스크와 부동산 시장 버블도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적극적인 재정지출이나 금리 인하 등의 경기부양 정책 시행이 가능하다"며 "여러 분기 동안 재정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GDP 대비 부채비율이 35% 이하인 점, 그리고 금리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이 이러한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다만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중립적일 경우 개인의 소비심리를 진작시키지 못하고 재정만 낭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도 13일자 ‘Better luck tomorrow'라는 제목의 Lex 칼럼을 통해 “한국의 일본식 장기불황설은 터무니 없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재정상태는 일본보다 훨씬 여유 있으며, 금리 변동의 여지도 크다”고 주장했다. 칼럼에서는 “한국의 리스크는 다른 국가들만큼 높지 않으며, 부동산 가격도 적당히 안정돼 있고, 금리인하로 부동산버블이 팽창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진작을 위해서는 지난 신용버블 당시 축적된 가계부채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하며, 또 한국이 제2의 일본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한국은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해 왔기 때문에 일본처럼 십 년을 정체상태로 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현재 우리경제가 활력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일본은 우리와 산업구조가 다르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성숙단계라면 우리는 발전단계이며, 일본은 산업구조가 성숙되어 있어 구조조정을 미룬 반면, 우리는 구조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도 지난 8일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식 장기불황이 올만큼 부동산 버블이 끼어있지 않다"면서 "일본은 주택이나 내구소비재, SOC 투자에서 포화상태지만 우리는 아직 주택보급률도 낮고 SOC 투자도 해야 할 분야가 많아 일본식 장기불황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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