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연구기관들 "한·미 FTA, 서비스업 한단계 도약 계기"
최근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자리도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제조업의 고용창출력 저하 및 질 낮은 서비스업 고용 증가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민간연구기관을 대표하는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이 모두 한 목소리로 개방을 통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두 민간연구기관의 이 같은 지적은 지난 달 초부터 개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우리가 어느 과제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잘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경기회복기 일자리 창출력 분석과 2006년 일자리 창출 전망’ 보고서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의 경기 확장기를 나눠 각각의 일자리 창출 규모를 비교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경기와 고용상황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산업 개방과 함께 전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 고용창출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 이유로는 외환위기 이후 고용창출력이 낮은 수출 위주의 정보기술(IT) 산업이 경기 확장을 주도한 데다 고용창출력이 상대적으로 큰 서비스업 부문은 가계신용 버블 후유증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것. 보고서는 따라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확대가 시급하다면서 특히 서비스업은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서비스, 문화·관광 등 감성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비스 수출 활성화…핵심은 개방과 경쟁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서비스수지 적자 대책 시급하다’는 신민영 연구위원의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해 서비스 수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개방과 경쟁이 서비스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비교적 개방 정도가 높은 운수부문의 경우 유일하게 현시비교우위(RCA) 지수가 1을 넘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각종 규제로 미개방 상태에 있는 사업서비스와 통신, 교육 부문은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이나 사업서비스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서비스 수지를 개선시키는 단기적 대책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역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비스업 경쟁력, 한·미 FTA 협상에 달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함께 북악산을 오르면서 한·미 FTA에 대해 “우리도 선진국형 서비스업에 결국 도전할 수밖에 없으며 남은 2년 동안의 이 문제 처리가 참여정부의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이 개방과 경쟁을 통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에는 없지만, 선진국인 미국에는 있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EIP)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 시 미국 서비스산업의 비교우위로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서비스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고용 및 교역량이 증가해 종합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KEIP는 밝혔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유통 및 금융시장 개방 당시 큰 우려를 낳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서비스산업의 체질이 개선된 경험으로 볼 때, 한·미 FTA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정부는 한·미 FTA로 인한 국내 서비스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의 개방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분야에 대해서는 단계적인 시장개방 방안을 마련해 협상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 법률,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지식기반서비스업의 대형화·전문화를 유도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등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병행키로 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