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오테이프 공개하며 건재 과시, 부시는 실패자이며 도살자라 비난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30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됐다. 아랍어 위성 TV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된 3분 30초짜리 이번 비디오테이프에서 알-자와히리는 몇주 전 미국이 자신을 표적으로 파키스탄에 미사일 공습을 가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알-자와히리는 부시 대통령을 '실패자'이자 '워싱턴의 도살자'라고 규정했다. "나의 죽음은 신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알-자와히리는 "부시, 당신은 내가 어디 있는지를 아는가? 나는 신의 보살핌을 받으며 당신을 패배시킬때까지 당신과의 성전(聖戰)에 힘쓰는 수많은 이슬람 교도들 안에 있다"며, 부시 대통령을 조롱했다. 또한 알-자와히리는 미국이 자신을 살해하기 위해 벌였던 1월 13일 파키스탄 다마돌라 마을 공습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미국은 미천한 나와 내 부하 4명을 공격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슬람교와 이슬람 교도들에게 공격을 가함에 따라, 그들의 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당시 다마돌라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미사일 공격으로 18명이 사망했으며, 이로 인해 파키스탄 전역에서 대대적인 항의시위가 야기됐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13일 미사일 공격으로 알카에다 조직원 5-6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이 공격이 '주권침해'였다고 비난했다. 알-자와히리는 당시 공격으로 발생한 사망자 중 알카에다 조직원이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일부 보고 내용처럼 자신이 표적 가옥 인근에 있었거나 그 곳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의 도살자 부시에게 보내는 나의 첫 번째 메세지는 당신이 패배했으며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완전한 실패자라는 것이다. 당신 국민들에게 있어 당신은 불운이다. 당신은 그들에게 재앙과 파국을 안겨줬으며, 앞으로 더 큰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다." 미국의 한 대(對) 테러 관리는 알-자와히리가 미사일 공격에서 목숨을 건진 후 이같은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며, "이번 테이프의 진위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번 비디오테이프의 목적이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안심시키고 자신이 진짜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비디오테이프에서 알-자와히리는 이슬람 전통의 흰 색 옷에 흰 색 머리두건을 두르고 안경을 낀 모습으로 검은색 배경 앞에 앉아있었다. 또한 비디오테이프 화면에는 알카에다의 언론자료 제작사인 아스-사하브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이번 비디오테이프에서는 1월 19일 공개됐던 빈 라덴의 오디오테이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었다. 당시 빈 라덴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라며, 미국에 휴전을 제의했었다. 알-자와히리는 "이슬람의 사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당신들에게 이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부를 쌓기에 여념이 없는 당신의 지도자들은 당신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당신들의 땅에서 당신들의 영혼을 말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머니들이여, 미 국방장관이 당신에게 아들이 전사해 관에 담겨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다면, 부시를 기억하라." "영국의 아내들이여, 당신 남편이 시신이 재가 숯덩이로 변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받게된다면, 블레어를 기억하라."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알-자와히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방송된 것은 지난 1월 6일 알-자지라 방송이 마지막이었다. 1월 20일 알-자와히리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17분짜리 오디오테이프 공개하고 성전(聖戰)의 순교자들을 찬양하는 시를 낭송했다. 이집트 출신의 의사로 빈 라덴의 주치의를 맡아온 알-자와히리에게는 현재 2001년 9.11 테러 및 1998년 탄자니아와 케냐의 미 대사관 폭탄테러 혐의로 25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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