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로 차출되는 주한미군 3천6백명 가운데 일부가 처음으로 이라크로 향했다. 주한미군 6백명은 목요일 서울 인근 공군 기지에서 쿠웨이트행 비행기에 올랐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은 주한미군 병력 3만7천명 중 1/3 이상을 철수하려는 미국 측 계획의 일환이다. 이번 철수는 1990년대 초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병력 7천명 감축안에 합의했던 이래 최초의 대규모 병력 감축 조치가 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05년 12월까지 주한미군 약 1만2천5백명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1950-53년)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전쟁세대들이 여전히 대거 생존해있는 한국에서 병력 규모는 논란이 되는 사안일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이 휴전협정으로 마무리되고 평화조약으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법적으로 남북한은 여전히 전쟁 중에 있다. 미군 3천7백여명이 한국에 주둔하며, 남북한을 가로지르고 있는 중무장 지대인 휴전선 방어를 돕고 있다. 일부 한국인들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인해 1백만 병력을 자랑하는 북한에 대한 방어력이 위축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북한의 병력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이다. 반면, 다른 일각의 한국인들 특히 젊은층들은 주한미군에 반대하며, 지난 대선 당시 보다 진보적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노 대통령은 한국의 자주국방력 강화를 주장해왔으나, 최근에는 "한미 동맹을 적절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주한미군은 대북 방어를 맡고 있는 65만 한국군을 지원하는 역할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대한 미군 전략에 있어 핵심 요소로서 역할을 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해왔지만, 미군 재배치는 미국이 얼마나 제대로 이라크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고 동시에 다른 임무들도 수행해낼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문제다. 미국 정부는 전방에 배치돼 있는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 체제 등 신무기를 배치해 한국 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벌써부터 밝혀왔다. 미군은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본 식민주의자들로부터 한국을 해방시킨다는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 미군은 유엔군을 이끌고, 중국과 구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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