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16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유엔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난 사무총장은 아시아 순방에 앞서 한국의 연합뉴스 등 5개 방문국 주요 언론사들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자가 언젠가 유엔을 방문하는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며 “지난해 밀레니엄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줄 것을 초청했지만 아직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이번 (아시아 5개국) 방문에서 북한을 방문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내가 북한을 결코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라크 전쟁 반대 등으로 반전이미지를 쌓은 아난 총장 자신이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나설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6자 회담은 유엔 밖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나는 이를 매우 지지하고 고무해왔다”며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찾기를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해 아난 총장은 “지역 순환 원칙에 따라 다음 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고 본다”면서 “(차기 사무총장은) 가장 훌륭한 인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유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모른다. 결국 안보리와 총회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역사의 잘못과 실수, 젊은 세대들에 가르쳐야”아난 총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을 둘러싼 한ㆍ중ㆍ일 3국의 역사 인식 차이에 대해서는 “3국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서로 조화롭게 좋은 관계를 유지키로 합의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실수였는지를 젊은 세대들이 이해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이 대북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유엔이나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 “그들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며 “인권보고서는 당사국을 징계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적절하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당국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예민하게 느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자신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에 대해 “아직까지 많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안보리의 개혁 없이는 유엔의 개혁이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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