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이어 은평뉴타운마저 평당 분양가가 1500만원대로 책정되자 서민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집값 안정을 꾀해야 할 서울시가 분양가 상승에 앞장서면서 ‘집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게 비난의 골자.서울시 산하 기관인 SH공사가 14일 발표한 분양계획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아파트의 분양가는 53평형은 평당 1500만원, 65평형은 평당 1523만원이다. 토지 보상비용이 높고 임대주택 건설 등에 투자할 재원이 필요해 이 같은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하지만 중대형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을 넘어서자 부동산업계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전문업체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평당 1200만원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줄 알았는데 평당 1500만원대라니 놀랍다”며 “판교 분양에 이어 아파트값 안정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앞서 청약 접수를 한 판교의 경우 채권입찰제가 도입되면서 44평형 아파트의 실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대에 이르고 있다.시민들은 민간 업체도 아닌 정부와 지자체가 이렇듯 고가 분양에 앞장서면서 분양 아파트 주변의 집값과 신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를 끌어올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은평뉴타운이 자리잡은 은평구의 경우 현재 평당 매매가가 760만원에 불과한 실정. 이런 상황에서 은평뉴타운 아파트가 고가에 분양될 경우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실제 판교와 은평뉴타운 등에서 고가 분양이 잇따르면서 수도권 일대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도 덩달아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용인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일부 건설사는 지난해 평당 1100만∼1200만원이었던 분양가를 판교 중대형 수준인 1500만∼1700만원 선에서 책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 박완기 정책실장은 “집값 안정에 힘써야 할 정부와 서울시가 고가분양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태”라며 “공공분양의 경우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분양가가 책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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