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및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서 생산되는 스키용품, 전자시계 등 8,000여 수입품목에 관세가 붙지 않는다. 재정경제부는 10일 국회 비준을 통과한 한-EFTA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국내 시행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고 대통령 재가를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효와 동시에 무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스키용품, 전자시계, 시계무브먼트, 신발, 유리, 휴대폰, 캠코더, 승용차, 가죽, 의류 등 8,744개가 해당된다. 또 화장품, 오디오믹서, 오존발생기, 대서양연어 등 388개 품목은 3년동안 연차적으로 관세가 감축, 2009년부터 0%가 적용된다. 의료기기, 샴푸, 전동기, 전자시계, 광섬유, 활다랑어 등 396개 품목은 5년동안 관세가 감축되며 맥주, 와인, 위스키, 갈치, 가오리, 건멸치 등은 10년 동안 관세가 줄어 2016년부터는 관세가 없어진다. 이외에 냉동고등어는 연간 500톤에 한해 무관세가 적용되며, 스위스산 치즈는 2010년까지 매년 45톤씩, 그 이후엔 매년 60톤에 한해 10년간 연차적으로 관세가 인하된다. 한편 협정에서 양허제외된 품목과 협정 발효 3년 후 재검토하기로 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쌀, 마늘, 참깨, 녹용, 녹차 및 석유제품 등 153개 품목은 협정세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 상호보완적 산업구조, 교역자유화 효과 높아질 듯 EFTA와 총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29억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5%로 미국(15.8%), 중국(15.3%), EU(11.9%), ASEAN(10.4%) 등과 비교할 땐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EFTA 상대 주요 수출입품목을 살펴보면, 자동차(57.6%), 선박(22.5%), 무선전화기(8.4%) 등을 수출하고 의약품(16.7%), 선박용부품(14.3%), 펌프(12.0%), 금속절삭가공기계(11.4%), 시계(10.1%) 등을 수입해 상호보완적인 교역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EFTA 회원국은 오일·가스, 어류, 의약품, 시계, 기계류, 금융서비스, 해운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해 노바티스(의약), 네슬레(식료), UBS·CSFB(금융) 등이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해있다. 재경부 전준홍 관세협력과장은 EFTA 회원국간 FTA에 대해 “우리나라와 EFTA는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국내산업의 반발과 조정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교역자유화 효과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EFTA는 실질적으로 EU와 단일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거대경제권인 EU에서 우리 제품의 수출여건을 개선하는 효과와 함께 향후 EU와의 FTA 추진을 위한 환경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연구에 따르면 한-EFTA 회원국간 FTA 체결시 약 85%에 해당하는 수출증대효과와 함께 41%에 해당하는 수입증대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한-EFTA간 교역현황을 보면 수출은 11억 달러, 수입은 18억 달러 수준으로 무역수지는 7억 3,000만 달러 적자이지만 향후 수출증대효과를 감안할 때 이 수치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EFTA 회원국간 FTA 발효로 EU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우리 기업들에겐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EFTA산 수입증가에 따른 피햬 대책도 마련 정부는 EFTA산 수입증가로 인한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긴급관세조치를 발동한다는 방침이다. 연차적인 관세인하를 중지하거나 일반세율 수준으로 관세를 인상해 국내피해를 구제한다는 것이다. 긴급관세조치기간은 총 3년(원칙 1년, 연장 2년)의 범위 내에서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해지며, 국내산업 피해조사과정에서 발생하는 긴급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피해 확정 전에 200일간 잠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아울러 긴급관세조치가 종료된 물품에 대해서는 향후 3년간 재발동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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