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FTA에 따른 가장 중요한 혜택은 관세철폐이므로, 미국은 거의 전품목에 대해 관세를 가능한 조기에 철폐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미 재계회의에 참석해 한 기조연설에서 “한미 FTA의 성공 여부는 양측 이익의 균형이 달성될 수 있는 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섬유ㆍ의류 제품에 대한 고관세 철폐와 합리적인 원산지 규정 적용을 통한 시장접근 보장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섬유ㆍ의류 제품에 대한 가중 평균 관세율은 13.1%이며 일부 품목은 20% 이상의 관세를 적용 중이므로, 이러한 고관세 철폐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멕시코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김 본부장은 “나프타(NAFTA) 체결 이후 멕시코는 사료로 사용되는 노란 옥수수의 수입이 증가했을 뿐, 우리의 쌀에 해당하는 흰 옥수수는 수입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최근 흰 옥수수의 가격 상승도 수입 증가 때문이 아니라 국내 보조금 철폐에서 기인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멕시코의 대미 흑자는 연 평균 1억 달러(1982~93년)에서 NAFTA 체결 이후 연 평균 235억 달러(1994~2005년)로 늘어났으며, 미국의 대 멕시코 투자도 연 평균 27억 달러에서 85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2006년 한국 경제는 나프타 체결 당시인 1994년의 멕시코 경제와 비교할 수 없다”고 못박고 “멕시코는 1인당 GDP 4,700달러 수준에 수출의 85%를 미국에 의존한 상태에서 체결했으나, 우리는 현재 1인당 GDP가 1만 6,300달러에 이르고 대미 수출의존도는 14.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 분야에서 제기되는 국경 간 거래 개방 우려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 서비스와 달리 금융 분야 국경 간 거래 개방은 포지티브 방식에 따라 열거되는 분야만 제한적으로 개방한다는 원칙을 양국이 이미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특혜 관세 부여 문제를 FTA에서 다루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완성되면 100만 명의 북한 근로자가 근무할 전망이며, 이들의 가족까지 고려하면 북한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300만 명이 시장경제에 노출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특혜관세를 통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난 25년간 375억 달러 어치의 제품이 미국에 의해 반덤핑, 상계관세 규제를 받았으며, 이는 같은 기간 우리 대미 수출의 6.8%에 해당한다”며 “우리 국회와 업계는 미국의 무역구제 제도 개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자유무역의 혜택을 완전히 향유하기 위해서는 무역구제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제약회사들이 보건복지부의 포지티브 방식 약값 선정(효과가 인정된 신약이라도 가격 대비 효능을 따져 선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 “포지티브 방식은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 등이 이미 채택한 제도로 신약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이 문제를 투명성, 공정성 및 국민 보건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민감분야에 대해 “미국도 민감분야가 있듯이 우리는 쌀이 가장 민감한 분야 중 하나”라며 “쌀이 협상대상이 될 경우 우리 국회나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 진다”고 말해 쌀을 협상에서 제외코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밖에도 김 본부장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과 기업인 비자 문제를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으며, “앞으로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 성실하게 임해 쟁점들을 공정히 검토할 예정이며, 미국 측도 같은 자세로 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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