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와 비슷한 4.8%로 전망했다. 물가는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3% 내외로 상승하고 고용은 3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경제운용방향을 안정적 성장기조 정착에 두고 물가 안정속에서 경기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거시와 미시적 정책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올해 첫 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08년 경제운용방향’을 확정했다. “단기적 경기부양책 쓰면 물가·경상수지에 큰 부담 초래”노무현 대통령은 ‘2008년 경제운용방향’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거시경제의 기조변화에 대응해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사용하면 물가와 경상수지에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권교체기에 있어서 특별히 금융, 부동산시장, 물가 등 경제상황점검체계를 강화해야한다”면서 “구조적인 원인으로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임기내에 마무리해야 할 주요정책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요경제정책에 대한 입법을 임시국회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라”면서 “특히 한·미 FTA비준, 사회보험 통합징수법, 임대주택법,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등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근로장려세제 등 새롭게 시행되는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 경제성장 ‘상고하저’ 흐름 정부는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과 고유가 등에 따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도 지난해와 비슷한 연간 4.8% 내외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간으로는 상반기 경제 성장세가 높고 연말로 갈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간소비의 경우 실질소득 증가세 지속, 고용의 질적 개선 등으로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소폭 확대되면서 4%대 중반으로 증가하겠으며, 설비투자는 높은 제조업 가동률, 기계수주 등 선행지표 추이 등을 감안할 때 7% 내외의 견실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두자리수의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증가율은 세계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도 수입증가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고유가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겠지만 소득수지 개선 등으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의 경우 취업자는 수출보다 고용창출력이 큰 내수 증가세가 뒷받침되면서 장기추세 수준인 30만명 내외의 증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소비자 물가도 고유가, 경기회복세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가시화되면서 3% 내외로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 거시경제 안정적 관리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대내외 여건에 대응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한편,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쪽으로 잡았다. 이를 이루기 위한 주요정책방향으로는 △안정적 성장기조 정착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 △경제 시스템 선진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지원확대 △적극적인 대외개방과 협력강화 등 다섯 가지로 선정했다. 정부는 우선, 안정적인 성장기조 정착을 위해 재정의 경우 상반기중 52% 집행을 목표로 균형있게 운용하되 경기흐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물가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물가안정대책반을 구성해 물가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일시적 가격급등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인하, 비축물량 방출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방침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중소ㆍ벤처기업 지원 등의 내실화를 통해 글로벌화된 경제환경에 걸맞는 선진 기업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규제를 신설할 때에는 비용과 효과 등에 대해 민간 전문기관에 용역을 실시하고 10년 단위 일몰제 운용과 규제총량제 의무화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요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중심의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올해 하반기 중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고 유한책임회사형 창투사 도입을 통해 펀드조성을 활성화시킨다는 전략이다. 경제시스템 선진화를 위해서는 우수 인적자본 축적 및 활용도 제고, 연구개발(R&D) 투자 시스템의 효율화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학협력지주회사 제도 도입,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 실시 등을 통해 산업계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R&D 글로벌 아웃소싱 지원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T/F를 구성키로 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보증학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미래소득에 학자금대출금 원리금 상환을 연계시키는 ‘소득연계 학자금대출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저소득층 교육비 부담 경감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기존 수요관리 장치를 운용하면서 수도권 연 30만가구 이상, 전국 연 50만가구 수준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초과공급 상황인 지방에 대해서는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관리장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키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비준을 추진하고 실익있는 새로운 FTA 체결을 확대하는 한편, 남북정상회담 및 총리회담, 경제협력공동위 합의에 따른 경협사업들을 내실있게 추진키로 했다. 재정경제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미국발 경기둔화와 중국발 인플레이션, 고유가 등 원자재 문제,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등 4가지 문제가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이라며 다만 “새정부 출범에 대한 결집력과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경제가 나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생산성을 향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경기정책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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