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에 단행된 자동차 특별소비세 20% 인하조치가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를 비롯한 5개 완성차 업체들의 4월 내수 판매는 총 9만9천125대로 3월 대비 5.5% 증가하며 통계상으로는 어느정도 내수진작 효과를 거둔 듯한 착시를 유발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3월 상황보다 못했으면 못했지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완성차 업계의 중론이다.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쌍용차만 특소세 인하전인 3월대비 내수 판매량이 증가한데다 그나마도 현대차는 4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신차 투싼 효과로, 쌍용차는 전달에 극히 저조했던 시장지분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판매량이 늘었을 뿐 정부의 주장처럼 특소세 인하로 판매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산자부는 앞서 지난 1일 특소세 인하 뒤 한달간(3월24일-4월23일) 판매실적이 총 10만4천261대로 전달 같은기간에 비해 23.4% 늘어나며 특소세 인하가 정책효과를 본 것으로 밝힌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4월 한달간 5만1천521대를 판매, 3월 대비 13.6% 증가했으나 신차 투싼 판매량 6천332대를 제외할 경우 3월 판매량보다 오히려 169대 적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쌍용차도 총 9천52대를 판매, 3월대비 11.5% 증가를 기록했으나 이는 지난 2월 다른 업체들이 전월대비 1.7-15.8%의 회복세를 보일 때 유일하게 6.2% 감소세를 보인데 따른 시장점유율 회복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이들 두 업체의 내수판매량 증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있는 투싼의 가세와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강한 판촉 효과에 따른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이들 두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당국의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3월 대비 1.0-6.8%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2만2천320대로 5.6%, GM대우차는 9천366대로 1.0%, 르노삼성차는 6천866대로 6.8%씩 줄어들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특소세 인하로 자동차 가격을 10만-20만원 깎아주는 것만으로 내수판매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침체의 골이 너무 깊다"면서 "자동차시장의 내수회복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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