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두 곳중 한 곳꼴로 1∼2년 내에 중국 등 해외로 나가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 나가 있는 중소기업은 절반 가까이 국내 생산비중을 축소 또는 중단할 예정이어서 급속한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기업은행이 『기은조사 봄호』에 게재한 ‘중소기업 해외진출 확대와 제조업 공동화’보고서에 따르면 거래중인 중소기업 391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결과 조사 대상자의 51.2%가 앞으로 ‘1∼2년 이내에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3∼5년 이내’는 29.1%로 5년 이내에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응답이 80.3%에달했고 ‘6∼10년 이내’는 4.1%,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거래중인 중소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신고기준)가 건수로는 1998년 125건에서 2003년 1천35건으로 8.28배, 금액으로는 5천570만달러에서 4억7천700만 달러로 8.56배 증가했고, 최근 3년간(2001∼2003년) 건수로는 연 평균 42.2%, 금액으로는 연 평균 44.7%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업체들을 산업별로 보면 중화학공업의 94.5%가 5년 이내에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해 경공업(64.6%)보다 훨씬 높았다.
해외 진출 희망 국가로는 중국(69.9%)이 단연 압도적이었고 다음은 북한(33.2%)으로 나타나 개성공단 등 북한투자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중국 진출 동기는 현지시장 개척이 55.6%, 인건비 절감 37.5%, 노동력 확보 35%, 모기업의 해외이전 13.1%, 과다한 규제탈피 8.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중소기업의 44.6%가 앞으로 국내 생산비중을 축소(32.6%)하거나 중단(12%)하겠다고 응답, 기업의 중국 진출이 국내 생산기반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9.1%였고, ‘국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
산업별로는 경공업의 경우 50%가 국내 생산비중을 축소 또는 중단하겠다고 밝힌반면 현상유지 또는 확대한다는 응답은 40%에 머물렀고, 중화학공업은 40.4%가 국내생산을 줄인다고 응답한 반면 57.7%가 현상유지 또는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중국 진출 중소기업의 54.4%는 동종 업종의 국내 공동화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영향이 거의 없다는 응답은 16.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공동화의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 3∼5년 이내에 제조업 공동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가급적 늦추도록 유도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제조업 공동화 특별위원회 구성 ▲각종 규제 완화 ▲개성공단 조기 조성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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