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해양 "글로벌 항만 운영사 육성 '동북아 물류허브' 앞당겨"
홍콩의 허치슨(HPH), 싱가포르의 피에스에이(PSA), 두바이의 디피더블유(DPW)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 항만 운영사가 조만간 출현할 전망이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항만 운영 경쟁에 우리나라도 뛰어드는 것이다.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29일 오전 취임 후 첫 정례브리핑에서 “물류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항만 운영사를 육성하고 우리 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항만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부산항과 세계 8위의 해운항만산업, 한진·현대 등 세계 10위 내외의 선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일부 선사가 자가 항만을 보유한 것을 제외하면 유통의 목이 되는 부두 운영사는 사실상 전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미 세계 시장은 ‘허치슨’이나 ‘피에스에이’처럼 소수의 대형 업체들이 세계 컨테이너 항만의 57%를 확보하고, 컨테이너 물동량의 60%를 처리하는 등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김 장관은 “주요 역점사업으로 세계적인 항만 운영사를 육성하고, 우리 항만 중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북아 물류허브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항만 기업은 위험분산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만공사·하역사·선사·건설사 등으로 구성되는 ‘해외항만운영(개발)회사’로 설립된다. 항만공사가 사업추진을 위한 공신력과 자본 등을 지원하고, 하역사는 항만 운영 노하우를, 선사와 화주는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건설사는 국내항만 건설 및 해외개발 노하우를 활용하면서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장관은 “컨테이너 항만 운영 경험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하역사, 글로벌 선사, 투자대상국에 진출해 있는 화주, 국내 항만건설 경험이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설사를 우선 진출 대상으로 하고 점차 참여기업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출 대상 국가는 중국, 중동, 인도,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러시아 등을 우선 검토하고, 구체적인 국가와 항만은 현장 실사 등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해양부는 관련업계, 펀드전문가 등으로 공동 작업반을 구성해 5월 중에 1차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투자 가능성 분석과 함께 해외투자 시 고려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한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현지 조사를 통해 진출가능 국가와 항만을 선별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해양부는 이 같이 해외항만 거점을 확보하면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해외진출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국부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항만공사는 공공서비스 기능 강화와 함께 사업 다변화로 항만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고, 하역사는 글로벌 항만 운영사로 성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제적인 초물류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우리 선사와 화주는 안정적인 항만을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화물 운송을 정시에 맞출 수 있게 된다. ◆ 항만운영사란 세계의 항구는 전문적인 항만운영사에 의해 운영된다. 항만 운영권은 배를 댈 수 있는 선석수에 따라 거래되는데 우리나라 항만을 기준으로 건설부터 참여하면 1선석 당 1000억 원, 운영권만 확보할 경우 연간 최소 80억 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부산항의 경우 5만톤급 1선석 당 평균 전대료는 80억 원 수준이다.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20% 선. 홍콩의 허치슨(HPH)은 우리나라의 부산항과 광양항에 각각 6선석과 8선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아랍의 두바이 포트 월드(DPW)도 부산 신항에 9선석을 확보하고 ‘부산신항만(주)’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러한 세계적인 항만 운영업체는 물동량의 60%를 처리할 정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디피더블유’는 최근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영국의 해운회사 ‘피닌슬러 앤드 오리엔탈(P&O)’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컨테이너 수송의 13.0%를 확보하는 등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세계적인 항만 운영사들은 자신들이 확보한 항만을 기반으로 정기선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물동량을 유치하고,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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