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25일 “공산품을 중심으로 관세 양허안(개방안)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협상 3일째인 이날 제주 중문단지 롯데호텔에서 2차 브리핑을 갖고 “관세 즉시철폐 대상 품목수가 어느 정도 균형이 이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품목수 기준으로 즉시철폐 비중이 미국측 77%, 우리측 80%”이라며 “현재 양측이 각각 3~10년간 관세철폐 품목으로 남겨둔 1500개 품목의 관세철폐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4차 협상 이후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수입액 기준으로는 양국간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수입액 기준으로 하면 우리측 74.8%, 미국측 60%를 넘어 비율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미국측이 수입액 비중이 23%인 자동차를 남겨놓기 때문이고, 만약 자동차가 모두 즉시철폐가 되면 미국의 즉시철폐 비중은 83%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미국측은 이를 감안해 다른 현안의 진전을 봐가면 자동차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협상에서) 자동차품목 관세철폐 시기를 앞당기도록 (미국측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협상과 관련, 김 대표는 “이날 비민감품목을 중심으로 개선된 양허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미국측은 '기대에 못미친다'며 우리측에 리퀘스트(관심사항)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비민감품목에는 △국내 생산이 없어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 △상추, 토마토 등 신선도가 떨어지는 야채 품목 △미국으로부터 수입액이 크지 않거나 관세율이 낮은 품목 등이다. 우리 농업에 영향력이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개방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섬유협상과 관련, “미국측이 수정 양허안을 제출했지만 우리 기대에 못미쳤다”며 “우리도 세이프가드, 우회수출 방지를 위한 양국 세관당국 협력 방안 등을 제출하고, 원산지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입장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실무급 표준작업반 설치자동차 작업반의 경우 김 대표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실무급의 표준작업반을 설치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하지만 자동차 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기존 입장을 견지해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측은 배기량 기준인 우리나라 자동차 세제를 가격이나 연비로 바꿀 것으로 요구해왔다. 또 무역구제 분과와 관련, 김 대표는 “제로잉 폐지 등 우리측의 기존 9개 요구 외에 절차 및 관행 개선과 관련된 5가지를 추가 제시했다”며 “미국측은 전반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의약품, 의료기기분과에서 우리측은 연내에 약제비적정화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신약, 접근성, 비용의 효과성 등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아울러 우리의 관심사항인 제조시설기준(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등의 상호인정 등을 미국측에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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