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4차 협상] 미 공산품 개방안 기대 못미쳐
한미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첫날인 23일 양국간 공산품 관세철폐 기간 등 양허안(개방안)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 그러나 양국은 남은 협상기간 소규모 그룹회의를 통해 절충을 모색할 방침이어서 협상을 이어갈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또 양국은 농산물분야에서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세할당제(TRQ)를 도입하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보는 등 일부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진척이 이뤄지고 있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제주도 중문단지 롯데호텔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미국측이 일부 성의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측 기대에는 못 미쳤다”며 “보다 대폭적인 양허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미국측도 (양허안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방법에 있어 이견이 있다”며 “이날 오전 상품분과 중단된 뒤 관련 분과 직원들이 미국측과 소규모 접촉을 계속 가졌지만 이견조율을 위한 시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김 대표에 앞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이번 협상에서 미국측은 농업, 공산품, 섬유 등 3개 부문에서 수정 양허안(개방안)을 제출했다”고 밝혔었다. 그동안 미국측은 △900여 개의 품목의 관세철폐기간을 3~10년에서 즉시 철폐로 앞당기고 △자동차부품은 기타로 분류했다가 10년 관세철폐로 개선했지만 우리측은 해당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을 감안할 때 개방폭이 지나치게 적다는 판단이다. 소규모 그룹 접촉 계속…언제든 재개 가능김 대표는 “필요하다면 관세 양허에 집중해 소규모 그룹으로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며 “협상은 언제든지 계속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그룹 접촉의 방식에 대해 “양측 수석대표끼리 협의하고, 때론 설전을 벌이거나 혹은 양측 분과장이 참여해 4명, 또는 다른 배석자를 추가해 6~8명 등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업분야에서는 진전이 이뤄졌다. 김 대표는 “농업분과에서는 통합협정문을 작성했다”며 “원칙적으로 특별세이프가드와 TRQ 도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선 양허내용이 구체화돼야 세이프가드 대상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세이프가드 대상을 정하지는 못했다”며 “수입산 급증으로 인한 시장교란 정도를 어떻게 측정할지, 어느 정도 관세를 매길지 등 세이프가드 발동요건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상 품목은 정해져 있지 않고 세이프가드의 운용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전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과 관련, 김 대표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제반 여건이 어려워졌지만 향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커틀러 미국측 대표는 앞선 기자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핵실험 강행은 기존의 우리 입장을 더욱 더 확실히 하는데 일조했고, 한미FTA는 한국과 미국 영토 안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투자분과와 관련, “5차 협상 전 수정 통합협정문과 4차 협정에서 논의된 것을 반영한 수정 유보안을 교환키로 합의했다”며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을 위한 협의체제, 택배 등에 대해 논의했고,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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