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 감염 과도한 불안심리 해소 ,도민 참여 촉구 온몸으로 호소
전북 익산시 황등면 구자리 9-1번지 정모씨(64)의 농가. 이곳은 AI(조류 인플루엔자) 최초 발생지인 익산시 함열읍 이모씨 농가로부터 5㎞, 추가 발생지인 황등면 최모씨 농가로부터 1.5㎞ 떨어진 곳이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살처분 지역을 500m에서 3㎞(발생지역 기준 반경)로 확대함에 따라 정씨가 애지중지 키우던 6만수의 닭들도 1일 모두 살처분됐다. 이곳에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김병곤 도의장, 배승철의원(익산), 도청 소속 공무원, 하림 직원 등 40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김 지사 등 일행은 AI가 인체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일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진 상황에서 과도한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AI 극복을 위한 도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차원에서 두팔을 걷어 붙였다. 현장에 도착한 김 지사 등 일행은 흰색 방역복과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한 즉시 2시간 가까이 구슬땀을 흘렸다. 살처분된 닭을 마대에 주워담고 이를 운반차량에 옮겨싣는 작업을 벌였다. 초겨울임에도 불가하고 계사의 온도가 높은데다 온몸이 방역복으로 감싸여진 탓에 얼굴에서는 쉴새없이 구슬땀이 흘러 내렸다. 20~40㎏에 달하는 마대를 2m가 넘는 수거 차량에 적재하는데는 혼자의 힘으로 부족한 탓에 작업자들은 2인 1조, 또는 3인 1조로 구령을 맞춰가며 부지런히 몸을 놀렸다. 쉴틈없이 작업이 이어진 탓에 정씨의 계사는 말끔하게 치워졌다. 정씨는 김 지사와의 대화에서 “설(구정)에 맞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오던 닭들인데 살처분하자니 가슴이 저며 어젯밤에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며 “AI 확산 방지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행정당국의 지도에 적극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2대째, 40년 넘게 닭을 키워왔지만 이번 같은 재난은 처음”이라며 “현실적 보상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보상을 약속했지만 도지사로서 최대한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위로했다. 작업에 참석한 한 주민은 “도지사가 현장에서 일손 돕기에 나서고 닭고기 소비 운동을 벌임으로써 2003년 같은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하룻동안 공무원을 비롯한 280명이 살처분 현장에서 일손을 도왔다. 공무원 130명과 군인 100명, 주민 50여명은 이 일대 5개 계사에서 살처분된 15만수의 닭을 수거하고 차량에 적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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