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혼 20주년을 맞은 한 부부가 일주일 간격으로 나란히 장기기증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사무소에서 27년째 근무하고 있는 조성현(46)씨와 부인 전형자(45)씨.21일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따르면 남편 조씨가 장기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1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 기증 수술을 한데 이어 부인 전씨도 남편을 따라 21일 같은 병원에서 신장기증 수술을 받았다. 이번 수술로 조씨의 장기는 간경변을 앓고 있는 46세 여성에게, 전씨의 장기는 신부전증 환자인 46세 남성에게 각각 기증됐다.조씨가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01년 8월에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신장기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조씨는 “1993년 위암 판정을 받아 위의 80%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며 “이때부터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 나누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1년 신장을 기증한 조씨는 이후 10년 뒤 다시 간 기증 수술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자극받은 아내가 자신도 올해 신장기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 수술 일정을 맞췄다고 한다. 조씨는 “위암 수술을 받았을 땐 너무 힘들었는데 신장기증 수술 후엔 오히려 행복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내도 기증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며 “마침 올해가 결혼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측은 “조성현, 전형자씨 부부는 장기본부를 통해 사랑을 실천한 12번째 부부 기증자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