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항만·경제자유구역등 잇단 대규모 사업으로 환경파괴 심각
부산 사하구 몰운대와 강서구 가덕도 등 서부산권 해안이 잇단 개발 영향으로 원형 파괴 위기에 처했다.톱니바퀴형 리아스식 해안으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곳에 부산 신항만과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환경 파괴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서부산권은 부산시가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2020년까지 신항만 및 기존의 녹산국가공단과 연계된 입지 특성을 살려 항만 물류산업, 첨단 IT, 메카트로닉스, 신소재 산업, 국제 업무지구 등으로 개발하기로 한 곳.‘21세기의 부산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라고 불릴 만큼 대단위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서부산권 개발은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인 강서구 일대의 그린벨트 해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국책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던 이 지역의 자연환경도 덩달아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산발전연구원이 부산시의 연구 용역 의뢰를 받아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강서·사하구 등 서부산권에 대해 처음으로 종합적인 환경 및 자연 생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하구와 강서구 해안은 이미 원형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강서구 송정천과 범방천, 지사천 중류는 곳곳에서 ‘모자이크식 인공화’가 진행되고 있어 하천정비와 환경보전 노력이 필요한 곳으로, 하류지역은 생활 오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채 흘러들어 수질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진단됐다. ‘모자이크식 인공화’란 무분별하게 부분부분이 불규칙적으로 훼손되면서 결국 전체의 균형을 파괴하는 현상.이에 따라 부산발전연구원은 “이들 하천의 상류는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중류는 대대적인 하천정비가 이뤄져야 하며, 하류는 하천정비와 함께 수질오염 방지활동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경치가 좋은 이 지역 산의 자연환경도 10여년 전에 비해서 크게 나빠져 가덕도 연대봉과 아미산, 봉화산 등은 환경파괴가 심각한 상태를 넘어섰다.다행히 이같은 전반적인 파괴 속에서도 아직까지는 다양한 생물들이 분포하는 등 생태계 회복 불능 단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체계적인 개발과 보존의 필요성이 지적됐다.부산발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이 지역에는 64개 식물군락과 1010종의 식물자원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남부지역의 특이 식물군락 7곳과 후박나무와 살피나무 등 27종의 주요 특기식물종, 동백나무 등 21종의 상록활엽식물종이 포함되어 있다.또 보호야생종인 벌매, 솔개, 말똥가리 등 조류 5종과 뿔논병아리, 황조롱이 등 17종의 환경부 특정종을 비롯, 다양한 조류가 살고 있으며 환경부가 지정한 법적보호종인 맹꽁이, 구렁이, 까치살모사와 희귀·멸종 위기종인 물두꺼비, 능구렁이 등도 발견됐다.이밖에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국제보호종인 삵, 감시종인 오소리, 노루, 고라니 등 다양한 생물들이 분포했다.부산시는 이같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현재 환경부에서 작성하고 있는 생태자연도와는 별도로 부산시 조례로 정밀 생태자연도를 만들어 각종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조사에 참여한 부산발전연구원 오동하(38·도시생태학) 박사는 “각 지역을 면밀히 조사해 생태자연도를 만든 뒤 ▲생태계 보존지역 ▲보존 속의 개발지역 ▲개발지역으로 나눠 체계적인 보존 및 개발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부산시 관계자는 “가덕도 내의 연대봉~매봉지역과 국수봉은 ‘생태계특정보호구역’으로, 몰운대, 암남공원 등 해안 식생 지역은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생태계모니터링 활동을 벌여 서부산권 환경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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