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국제유가가 겨울철 시설재배를 하는 농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기름보일러로 토마토 오이등을 재배하는 이들 농가는 기름값이 생산비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부문보다 타격이 더욱 크기때문이다.상당수 농가는 겨울농사를 포기하거나 연기를 고민하지만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폭락등이 우려돼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경북도에 따르면 비닐하우스로 꽃과 채소등을 키우는 경북지역 시설원예 면적은 1만2,000여㏊로 이중 950㏊가 동절기에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있다.이들 비닐하우스에 주로 사용하는 경유가격이 최근 면세유 1리터에 550원선으로 올라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100원 가량, 수년전에 비하면 두배나 비싸졌다.현지 작목반에 따르면 오이 토마토 방울토마토등 고온성 작물의 경우 동절기 영농비중 난방비 비중은 50% 정도. 기름값이 10%만 올라도 5%의 생산비가 더 드는 셈이다.경북 군위군에서 토마토와 오이를 재배하는 이종화(50ㆍ작목반장)씨는 “지난해 겨울 1,600평의 비닐하우스에 2,700만원 가량의 기름값이 들었는데 올해는 3,500만원 이상 들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일부 농민들은 연탄으로 보일러를 교체하거나 혹한기를 피하기 위해 파종시기를 늦추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지만 여의치 않다.이씨는 “한대에 430만∼480만원 하는 열풍기 다섯대를 지난 겨울에 바꿨는데 또다시 수천만원을 들여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기름값이 비싸다고 골조비용만 평당 15만원 가까이 들인 비닐하우스를 놀릴수도 없다”며 한숨 지었다.난방을 적게 해도 되는 딸기나 참외 등으로 작목을 전환하는 것도 과잉재배에 따른 가격폭락이 우려돼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경북도내 대표적인 시설재배단지인 경북 군위군 일대 오이작목반과 경주시 안강읍 토마토작목반은 예년이면 내달 하순으로 예정된 파종기를 앞두고 부산하지만 올해는 모두 손을 놓고 있다.대부분 혹한기인 1월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말로 파종기를 늦추기로 했기 때문.해마다 시설토마토를 재배해 온 김모(57ㆍ경북 경주시 안강읍)씨는 “1월 한달 기름값이 절반정도 차지해 파종을 늦추기로 했다”며 “이중 커튼 등 완벽한 보온설비를 한 일부 농가만 파종준비를 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평당 2만5,000원이 드는 추가보온시설을 못해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재배시기를 조절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혹한기 시설재배 포기로 2, 3월 오이 토마토가격이 한때 강세를 보이다가 기온이 올라갈 때쯤 홍수출하로 가격이 폭락,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도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경북도관계자는 “보온용 부직포 공급을 확대하고 철저한 열관리를 당부하지만 비닐하우스 온도를 낮추면 품질이 떨어지는데다 출하가격을 예측할 수 없어 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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