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원전센터 갈등 대화로 풀릴까
  • 노성열 기
  • 등록 2003-10-27 00:00:00

기사수정
지난 7월 정부의 부지선정 이후 석 달 남짓 극심한 진통을 거듭하던 원전센터 유치 갈등이 정부-핵폐기장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 간 대화 실무기구 구성으로 진정 국면을 맞았다.
이번 대화기구는 사업을 추진하는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무총리실이 직접 나선 형국이지만 김종규 부안군수 폭행사건 이후 청와대가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이다.
부안 군민들은 그간 전쟁 중에도 없었다는 등교 거부를 비롯해 고속도로 점거, 해상시위, 촛불집회, 산발적 방화와 폭력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생존권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다.
굳이 외국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안면도 사태를 상기한다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센터 건설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했어야 했는데도 비민주적이고 밀어붙이기식 졸속 추진으로 시작부터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부의 독선적인 강행에 당연히 군민들은 반발했고 자연 대립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수십 명이 사법처리되고 지역 경제가 피폐해지는 등 겪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의 대가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갔고 대화와 절차를 금과옥조로 내세운 참여정부도 쉽게 아물지 않을 생채기를 냈다.
최근 구성된 정부와 핵 대책위간 대화기구는 더 이상의 희생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어렵게 출발한 만큼 기대도 크고 또한 해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기구의 이해 당사자와 전문가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우선 그간 깊게 뿌리내린 오해와 불신을 털고 대승적 차원의 원만한 해결책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아량과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다.
정부는 `주민 동의 없이는 원전센터 사업을 절대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주민들도 `전면 백지화′에 앞서 핵폐기장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담화문을 통해 `국책사업과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핵 대책위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면 백지화′라고 맞서고 있어 해결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번 대화 실무기구가 형식적인 보여주기식의 유명무실한 창구로 전락한다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증폭될 수 있고 원전센터 건설은 요원한 꿈으로 머무를 수도 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석 맞이 첫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에서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6일(월), 북구 양정 생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상설 무대에서 **‘제1회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캐릭터 ‘까미·.
  4. 신간 <죽음의 쓸모> 박미라 시인이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96번으로 나왔다.  박미라 시인의 시(의 특징)를 한마디로 축약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축약하자면 “정밀한 묘사에서 힘을 얻는 서사, 깊은 사유를 품은 어둑한 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이번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의 등뼈를 이룬다. 노련한 ...
  5.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6. SSG의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류효승, 네 타자 연속 홈런포 홈런 군단 SSG의 강타선이 또 한 번 프로야구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서막은 에레디아가 열었습니다.4회 첫 타자로 나와 NC 로건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습니다.다음 타자인 최정은 더 큰 아치를 그렸습니다.이번에도 타구가 왼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 홈런이 됐습니다.이어 좌타자...
  7. 형용사의 쓸모 인생을 흰 도화지에 비유하곤 한다. 무엇을 그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만큼이나 ‘어떻게’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밑그림이 조금 부족해도 다채로운 색깔을 조화롭게 사용할 때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무엇을 그릴지를 고민하는 것이 ‘명사’형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릴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