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새벽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과 외평채 발행 가격 협상을 벌인 결과 외평채 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최근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문제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외평채 발행 여건이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빠진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현지투자자들은 한국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의 돈줄이 말랐다면서 기대 이상의 금리를 요구해 연기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외평채 발행 작업에 나서면서 미 국채에 1.8%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 수준 정도를 예상했지만 투자자들은 2%포인트를 넘는 가산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될 경우 이를 기준으로 외화 채권을 발행할 국내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의 이자부담도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외평채 발행 연기가 불안한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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