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을 받아 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마스의 한 고위인사는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이스라엘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익은 무시했다”고 평가했다.
이 인사는 특히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무기 반납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무장 해제와 무기 반납은 예전부터 각종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방안.
그러나 하마스는 조직의 정체성과 같은 무장 저항을 포기할 경우 내부 반발과 가자지구에서의 영향력 감소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거부해왔다.
또한 하마스는 아랍 국가 등을 중심으로 국제안정화군(ISF)을 만들어 가자지구의 치안과 국경 안보를 맡기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72시간 이내에 생존·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질은 하마스가 지닌 유일한 협상 카드이기 때문.
이스라엘이 인질을 넘겨받은 뒤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불신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동의한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계속 주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트럼프 구상을 거부하고 항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마스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무작정 반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상을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럼프 대통령도 전쟁이 계속된다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하마스가 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등 아랍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일제히 환영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가자지구 주민들의 여론도 하마스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2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선 하마스가 트럼프 구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파티 사바흐는 BBC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고, 지금 당장 휴전을 원한다”며 “설령 트럼프 구상이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고 함정이 있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테러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지금까지 6만6천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