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할머니는 동구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매월 둘째주 화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자식은 아니지만 딸처럼 혹은 며느리처럼 만날 때마다 어깨를 주물러주고 그동안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묻고 걱정하면서 또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다음에 만남을 약속한다.
당진군여성자원활동센터(회장 박광래)에서는 저소득층 168 가정에 매월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주고 있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나 해서 마음을 졸이면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할머니 생각에 단숨에 달려가고 어김없이 할머니는 반가이 맞이한다.
한 달에 한번이지만 그날이 되면 정성껏 만들어온 김치, 젓갈, 김, 멸치볶음 등 풍족하지는 않지만 할머니에겐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기다리는 것은 봉사자의 손에 쥐어진 반찬보다 오랜만에 말벗을 만난 기쁨 때문이 더 크다.
당진군여성자원활동센터에서는 밑반찬 지원뿐만 아니라 이 미용봉사, 간병인봉사, 주거환경개선사업, 환경정화활동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래 회장은“자원봉사회원들은 자가운전으로 배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신을 기다렸다는 말 한마디에 어려움도 잊는다”며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관 기자> gan@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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