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저녁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공천 파동과 당개혁 후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박근혜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있은 뒤 5시간 만이다.강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 결과에 대한 ‘불공정 공천’ ‘계파 공천’ 주장에 대해 “당의 어떤 실세도 공심위원들을 마구잡이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공심위원들에 대한 인격모독이다. 당 대표인 제가 선거결과에 따라 모두 책임지겠다”며 “더 이상 시비하지 말기 바란다”고 일축했다.이어 그는 “제가 희생하고 출마하지 않겠으니 계파적 시각에서 친박(박근혜), 친MB(이명박)로 싸우는 것은 끝내고 상대방하고 싸우는 데 힘을 모으자”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이 대표의 총선 불출마 소식을 접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공천은 공심위에서 했는데 왜 대표가 책임을 지느냐”며 재고를 권유했지만 이 대표는 “이미 결정난 것”이라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이에앞서 측근 공천탈락에 자택에서 칩거해 온 박근혜 전 대표는 “정당정치를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고 국민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 얻은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면서 “공천파동과 당 개혁 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박 전 대표는 올해 초 당지도부의 공정 공천 약속을 거론한 뒤 “당시 많은 사람이 내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결국 저는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