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태안 앞바다 유조선 원유 유출 사고로 피해가 예상되는 충청남도 태안군, 서산시, 보령시, 서천군, 홍성군, 당진군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재산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지역의 피해 조기 수습을 위해 재난경보발령, 인력·장비·물자 동원, 공무원 및 민방위대 비상소집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정부기관도 소관분야별 협조·지원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박명재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재난사태 선포계획을 보고 받고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총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재난사태 선포는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고성군 산불 발생 때 이후 두 번째로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는 달리 재난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한 인적·물적 동원과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은 방제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방제정을 비롯해 함정 47척, 방제선 59척, 항공기 6대와 유회수기 50대, 군인·경찰·주민 등 인력 2,600여명이 참여해 해상과 해안에서 7일에 이어 이틀째 총력적인 방제작업을 펼쳤다. 해수부와 해경은 8일 사고 해역의 바람이 잦아들고 파고도 1~1.5m로 전날에 비해 다소 낮아지면서 오염지역 해상에 1만1,854m에 걸쳐 오일휀스를 설치하고, 유처리제 11만5,888194ℓ, 유흡착제 1만4,079㎏, 유회수기 50대 등을 동원해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특히 원유선 헤베이 스피리트호에서 유출된 기름띠가 김·전복양식장과 가두리 어장 등이 많은 가로림만(오일휀스 4.2㎞), 학암포( 1.5㎞), 근소만(2㎞) 일원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안 7.4㎞에 오일휀스를 설치하고 방제조합, 어민 등과 합동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태안과 서산을 잇는 가로림만에는 오니관(준설토 이송관)을 2㎞가량 설치키로 했다. 태안군도 이날 예비비 2억5000만원을 긴급 배정하고 공무원, 어민, 군인 등 2,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제 작업 지원에 나섰으며 육군 32사단 충절부대 장병 402명, 차량 33대도 학암포, 만리포 해수욕장에 투입돼 기름제거 작업에 동참했다. 해경은 또한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인근 육군 레이다기지로부터 사고 당시 선박항적도를 제출 받았으며, 사고선박 선원과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7개조 14명을 투입해 사고 해역에서의 수산물 등 생물 피해조사도 벌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현재, 해상유출유는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남동방향으로 폭 1마일, 길이 10마일 정도 확산되어 있으며, 만리포등대~천리포 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에 유출된 기름이 부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에 유출된 기름은 풍향 및 조류의 영향으로 태안군 가로림만~모항 일대 해안가에 부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수습본부는 해안오염 피해예방을 위해 가로림만 입구 및 학암포~모항일원 등 민감해역 및 해안표착 가능 해역에 오일펜스를 최대한 설치하는 한편, 전국 방제 기관의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총력적인 대응 방제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경비정, 방제정 및 민간방제선박 등 총 103척을 9개 편대로 편성, 해상책임구역을 지정해 분할 방제를 실시하고 방제조합, 방제업체 및 지역 어선을 최대한 동원해 해안책임구역 전담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해안으로 유입된 기름은 유회수기로 기계적 회수하는 등 친환경적인 방제조치로 오염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8일 오후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해역을 방문한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태안읍 장산리 황해수중건설(주)에 임시로 마련된 한국해양오염 방제조합 현장지휘본부에서 오염 피해현황과 방제현황을 듣고 방제대책 전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천혜의 관광자원인 태안해역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가로림만 해역으로 밀려가고 있는 기름띠를 사전에 차단할것”을 당부했다. 국방부도 이날 오후 육·해·공군 각 예하 부대에 김장수 국방장관의 ‘특별지시’를 하달,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제지원활동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육군은 해당 지자체와 협조해 오염지역 해당부대뿐만 아니라 타 지역 부대병력도 추가 지원토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합참의장 지시로 9일 201특공여단과 7공수 특전여단 병력등 총 2700명이 방제활동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군은 사고가 발생한 7일부터 방제활동을 벌인 함정 5척을 비롯해 총 11척의 함정과 1000여명의 병력이 해양오염 방제활동에 전력하고 있으며, 장관 특별지시에 따라 필요시 타 함대 소속 함정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공군도 지자체의 지원요청시 인접부대 지상병력 위주로 즉각 지원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7시15분경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예인선 두 대가 3000톤급 삼성물산 소속 바지선인 '삼성1호'를 끌고 가던 중 선박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졌고, 삼성1호가 근처에 닻을 내리고 정박하고 있던 14만6000톤급 홍콩 선적 유조선 '헤베이 스피리트'호에 부딪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유조선 왼쪽 5개 원유적재 탱크 중 1번과 5번 탱크가 직경 30cm, 3번 탱크가 직경 1m 크기로 파손 됐고, 1만500㎘(추정)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돼 사고해역으로부터 남동방향으로 폭 2Km, 길이 7.4km로 기름띠가 확산됐다. 해경은 사고발생 초기단계부터 대규모 해양오염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방제대책본부 가동하고, 함정과·방제선 14척(해경 12, 방제조합 27)과 헬기 4대를 동원 사고선박 주변 오일펜스(기름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울타리) 설치와 소화포·유회수기를 이용 방제작업을 펼쳤으나 파도가 3m 이상 높게 일고 바람도 초속 10-14m로 거세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고는 육지에서 8.28㎞(4.6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했으나 밤사이 바람이 겨울 계절풍인 북서풍으로 바뀐데다 풍속도 초당 10-14m로 멈추지 않으면서 사고 해역에 형성된 기름띠가 해안쪽으로 빠르게 밀려왔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특성상 유속이 빠른데다 파고도 3m로 높아 사고 선박 주변에 둘러친 오일펜스 아래로 기름이 흘러나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해양경찰청은 “조류와 풍향, 풍속 등에 따라 기름띠의 확산 정도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민·관·군 등 인력 5000여명과 사용 가능한 모든 장비를 총 동원해 해안가 기름을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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