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 점화, 활활 불을 뿜고 있다. 한나라당 광주 정책토론회가 촉매제가 됐다. 이후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범여권까지 일제히 장외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31일에는 "저격수들이 혼합복식조로 해서 비난하고 있다"(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 "초등학생도 수학을 한다면 (안 되는 것) 알 수 있다"(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며 '이-박' 두 주자 간 감정 섞인 공방까지 벌어졌다. 한반도 대운하의 허구성을 파헤치겠다며 박 전 대표 측과 범여권 등 정치권이 총 공세에 돌입한 가운데, 이 전 시장 측도 기존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전세를 역전시킬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환경재앙'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은 "만약 독극물 실은 배가 뒤집히면 어떻게 될까. 애초부터 이런 위험성이 있다면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강과 낙동강은 3500만명의 식수원인데 이곳에 배를 띄울 경우 오염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에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친환경적인 식수원 제공법인 강변취수법을 채택하고, 상수원 주변은 뱃길과 물길에 칸막이(2중 수로)를 형성하기 때문에 오히려 깨끗하다"고 반박했다.신형 바지선에 이중 안전장치를 둘 경우 배로 인한 오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준설과 하천 정비로 오염물질 유입까지 막는다는 설명이다. "물류는 전체 운하 목적의 20%밖에 안 된다"는 이 전 시장의 발언도 대운하의 경제성과 맞물려 논란거리다. 한 대변인은 "96년부터 이 전 시장은 물류를 위한 역사로 운하를 말해 왔다"며 "물류 비중이 20%인데 500㎞ 이상의 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초등학교 아이도 수학을 한다면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 전 시장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에 말을 바꿨고, 이럴 경우 '7.4.7'(7% 성장, 4만달러 소득, 10년 내 세계 7대 경제강국 달성) 구상 등 이 전 시장의 주요 경제정책에도 차질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10년간 연구해온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을 계속 개발하고 보강하는 것 아니냐"며 "내륙항이 개발되면 그 주변이 개발된다. 물류만을 생각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또한 그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반도 대운하는 컴퓨터로 제어되는 최첨단 IT기술을 통한 토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중 한명인 홍준표 의원의 이 전시장에 대한 공격은 파상적이다. 홍 의원은 이명박 前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은 '건설비용만 100조원 가량 될 것'이라며 '안 되는 공약'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31일 CBS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사고에 대비해) 운하 530킬로미터 전 구간을 배 다니는 길과 물 도수로하고 분리해서 둑을 쌓겠다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지율 1위 이명박, 거품 꺼지나한반도 대운하 구상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이 전 시장이 10개월 가량 지지율 1위를 지켜온 배경에는 '청계천'이란 브랜드가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전 시장 측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1등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줄 '대박 상품'이 돼 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토론회에서부터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줄곧 쟁점의 핵심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는 대운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시작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동안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이 사장의 거품이 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또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 이 전 시장에 대한 돌발 변수도 가늠할 수 없다. 때문에 이 전 시장의 고공행진이 대선 때까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정치평론가 박모 교수는 "대선까지 7개월이 남았고 이 전시장에 대한 검증작업이 본격화되면 '이명박 대세론'이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한다"며 "돌발상황이 발생한다면 얼마든지 지지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현재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이 전 시장의 재산형성에 대한 의혹은 이 전 시장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아킬레스건으로 전망하고 있다.'깨끗한 재산'을 가졌다고 이 시장은 주장하지만, '고무줄 재산신고를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또한 이 전시장은 병역면제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군대를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이 전 시장에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박 교수는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현재 이 전 시장에게 제기되고 있는 검증의 칼에는 단호하고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배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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