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차 남북경추위 합의문 채택…“군사보장조치 적극 협력”
남북은 22일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에서 지난해 무산된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을 다음달 17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열차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키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합의문에 명시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번 경추위 종결회의를 열어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민족공동의 번영과 이익에 맞게 보다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10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양측은 애초 회의 마지막 날로 예정된 21일을 넘겨 22일 새벽까지 위원 및 위원장 연쇄 접촉을 갖는 마라톤협상 끝에 열차시험운행과 군사보장 조치, 경공업 지원 시기, 쌀 차관 제공 등 쟁점 현안들에 합의했다. 진동수 차관 “열차시험운행 이뤄질 가능성 높다”합의문에 따르면 남북은 다음달 17일 열차시험운행을 실시키로 하고 자재·장비 제공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제13차 철도·도로 실무접촉을 오는 27~28일 갖기로 했다. 열차시험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군사적 보장조치에 대해서는 집중 협의를 벌인 끝에 ‘열차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열차시험운행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은 6월 중 병행 추진된다. 우리 측은 8000만달러 상당의 의류·신발·비누 등 경공업 제품 생산용 원자재를 6월부터 북측에 유상 제공하고, 북측 자원개발 대상지역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를 위한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 실무협의가 다음달 2~4일 개최된다. 우리 측 경추위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종결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열차시험운행이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과 연계돼 있다”며 “(북측이) 식량차관과 경공업-지하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5월 17일 열차시험운행은 어느 때보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진 차관은 “북측의 2·13 합의 이행정도와 우리의 쌀 차관 제공 시기 및 속도를 연계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며 “(이런 입장을) 전체회의 기조발언과 위원장 접촉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2·13 합의 이행정도와 쌀 차관 제공 시기 및 속도 연계”합의문은 또 “남측은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쌀 40만톤을 차관방식으로 북측에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쌀 차관 40만t은 국내산 15만t과 외국산 25만t으로 구성됐으며 실무적인 준비와 절차를 감안해 5월 하순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개성공단 사업의 활성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개성공단건설 실무접촉을 다음달 중에 열기로 했으며, 임진강 수해방지와 관련한 합의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5월 초에 채택해 이행하기로 했다. 재18차 남북장관급회담과 제12차 경추위에서 합의됐던 한강하구 골재채취 사업은 “군사적 보장조치가 마련되는 데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실무접촉을 개최해 추진하기로 한다”고 명문화해 합의문에 담았다. 제14차 경추위는 7월 중에 우리 측 지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양측은 6월 중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실무접촉을 개최, 가능한 분야와 추진 방식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미 합의한 사업의 추진을 위해 자연재해공동방지와 과학기술 실무접촉을 6월 중에 개최하고 수산협력 실무접촉, 상사중재위, 출입체류공동위 등은 문서교환방식으로 협의 일정을 확정키로 했다. 진 차관은 이번 회담에 대해 “핵심 현안인 열차시험운행과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을 일괄 타결하고 2·13 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대화 차원의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향후 남북경협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대한 남북 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총평했다. 종결회의를 마친 우리 측 대표단 43명은 이날 낮 12시쯤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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