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은 27일(현지시간) 내년 3월까지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전비를 지원하는 법안을 사실상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다. 공화당은 27일(현지시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법안 내용에서 철군과 관련된 문구를 삭제하자는 제안을 미 상원 표결에 부쳤지만 50대 48로 부결됐다. 오레곤주의 고든 스미스 상원의원과 네브레스카주 척크 해겔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의원 2명도 철군 문구 삭제에 반대하는 민주당측 의견에 동조했다. 한편 이번 표결은 미 하원이 2008년 8월 31일로 이라크 주둔 미군 최종 철수시한을 명시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로드아일랜드주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는 미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메시지"라며 "대통령과 이라크 정부는 이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드 의원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이 이라크전과 관련,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는 메시지를 부시 대통령에게 보낼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원들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무소속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은 다른 측면에서 민주당의 의견에 반대했다. 공화당원인 존 맥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철수 계획은 이라크와 그 외 다른지역 테러주의자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리버만 의원도 철수 계획이 이라크 진보의 문턱에서 피배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민주당측의 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정부는 이라크전 관련 일정을 정하는 것은 이라크에서의 실패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상원 표결에 앞서 백악관은 “이 법안이 자유 민주주의 이라크를 위험에 처하게 하고 적들의 용기를 북돋아 줄 뿐 아니라 이라크 경제 발전을 위한 미 정부의 계획을 약화시킨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자금으로 1220억달러(한화 약 114조원)를 지원하는 대신 내년 3월 31일까지 이라크 주둔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주 미 하원이 통화시킨 법안과 유사하지만 최종 철수 시점이 다소 앞당겨졌다. 상원은 2008년 3월을 철수시한으로 정했지만 미 하원은 이에 앞서 내년 8월 31일까지 모든 이라크 주둔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법안을 218대 212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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