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 개막식을 앞두고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는 말대 말에서 행동 대 행동 단계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오후 한국대표단 숙소인 차이나월드(중국대반점)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일간의 어려운 협상이 예상된다”며 “일방통행식의 협상은 안 된다. 공동의 노력과 지혜와 융통성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6자회담 전망에 대해선 “섣불리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천 본부장은 이어 미국과 북한이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 간의 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초기단계 조치에 대체로 합의하고 각서에 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의 8일자 보도와 관련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며 “미-북 합의 당사자들이 밝혀야 할 사안이다. 힐 차관보가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 “김계관 부상과 각서 서명한 적 없다”힐 차관보도 이날 오전 숙소인 베이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김계관 부상과 어떤 각서에도 서명한 적이 없다”며 “북한과는 차기회담에 대한 유용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일본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힐 차관보는 “현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9·19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을 포괄적인 범위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북한과의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예정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하게 될 것”이라며 “양자회담은 매우 필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마지막 순간에 이뤄지기도 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중 가장 늦은 시각인 이날 낮 12시께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김계관 부상은 회담에 임하는 입장과 전망을 묻자 “이번 회담에서는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초기단계 조치에 대해서 토의하게 된다”며 “그래서 우리는 초기단계 조치에 대해서 토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적 공존으로 나오려 하느냐, 안 나오려 하느냐 이걸 기본으로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계관 부상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그는 이어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하지도 비관하지도 않는다”며 “왜냐하면 아직 해결해야할 대치점이 많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푸는가 하는 데 달렸으니까 좀 지켜봐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오후 3시께(현지시각) 수석대표 회동을 시작으로 개막식과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협상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8일 핵폐기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이에 대한 호혜조치 내용이 담긴 ‘합의문서’ 초안을 참가국들에게 회람시킬 전망이라는 보도와 관련 “아직까지 받은 거나 본 건 없다”면서 “중국이 언제 합의문서 초안을 회람시킬 지는 불확실하며, 오늘 협의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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