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세계비보이대회 'R-16 코리아 스파클링 서울' 출전팀들의 연습이 한창인 서울 라마다호텔앤스위트 연습실.스웨덴 출신 할머니 비걸(B-girl) 모니카 마수다(68)씨는 문을 열자마자 흘러나오는 힙합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미소를 띄며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던 그는 '헤드스핀'을 보여달라는 말에 잠깐 기도하는 포즈를 취하더니 머리를 바닥에 대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했다.그는 '크레이지 그랜드마(Crazy Grandma)'라는 비보이 네임으로 더 유명하다. 그가 직접 지었다는 이 애칭의 '크레이지'는 '미친'이 아니라 '창조적인'을 뜻한다. "한마디로 '창조적으로 경계를 깨는 할머니'에요. 멋지지 않나요?" 그는 대회 본선이 진행되는 6월1일과 2일 세계 각국의 비걸들과 함께 축하 무대에 설 예정이다. 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요, 재미있기만 한 걸요"라고 답한다. 천상 무대 체질이다. 마수다씨가 비보잉을 시작한 것은 8년 전 우연히 비보이들의 거리 공연을 보게 되면서였다. "그걸 보고 비보잉 강좌를 찾아갔어요. 저 정도 동작들은 할 수 있겠더라고요. 선생님도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와서 배워보라고 흔쾌히 허락하셨죠."펜싱과 유도로 단련된 체력이 있었기 때문에 춤을 추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워낙 힙합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비보잉은 그의 인생에서 곧 큰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부분이 매력적이에요. 음악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와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 즉흥적으로 동작을 만드는 자유……. 세대를 뛰어 넘어 어린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죠." 정원사인 그는 요즘도 퇴근 후 한 시간 씩 남편이 마련해 준 연습실에서 춤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남은 인생의 목표라면 고난도의 비보잉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세요. 저는 춤을 추지만 사람에 따라 그림이 될 수도, 음악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중요한 것은 도전을 두려워하면 안된다는 거죠. 제가 도전을 통해 비보잉을 발견한 것처럼 여러분도 좋아하는 일에 주저 말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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