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도시의 도로 유적이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백제 초기 도성인 풍납토성(사적 제11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성백제(B.C.18~A.D.475) 당시에 축조한 도로, 대형 폐기장, 석축수로, 주거지 등 80여 기의 유구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도로는 지금까지 경주의 신라왕경이나 백제 사비시기(A.D.538~660년) 부여·익산지역 유적에서 발견된 도로에 비해 최소 200~300년 정도 앞서는 것으로 초기 백제의 유력한 왕성으로 추정되고 있는 풍납토성 내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된 귀중한 자료이다. 발견된 도로는 너비 8m, 확인 길이 41m의 남북도로와 이것과 교차하는 너비 5m 정도의 동서도로다. 도로는 먼저 너비 7.5~8m로 땅을 얕게 판 후 가운데 부분에 폭 5m, 두께 20cm 가량의 잔자갈을 가운데가 볼록하도록 깔아 노면을 조성하여 양 측면으로 빗물이 자연스럽게 배수되도록 축조하였다. 이렇게 노면에 자갈을 다져서 축조하는 방법은 사비시기 부여의 궁남지나 관북리유적, 익산의 왕궁리유적의 도로가 노면에 특별한 포장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많은 공력이 소요되는 것으로 풍납토성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또한 이 도로들은 한성기 후기에 들어선 주거지나 수혈에 의해 일부가 파괴된 채로 조사되고 있어 그 축조·사용시기가 한성기의 비교적 이른 시기인 3세기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여, 신라 왕경이나 부여지역의 이른 시기 도로의 상한연대가 6세기 무렵인 것에 비교하면 적어도 300년 이상 앞서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석렬과 석축, 수로 등 이 시기 유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유구들이 도로와 함께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한성기 이른 시기 이 일대에 중요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된 본 지역의 조사를 통해 도로를 비롯하여 수천 점의 기와와 토제초석, 토관 등이 발견된 폐기수혈, 석축수로와 석렬, 주거지 및 이에 부속된 각종 수혈 등 80여 기가 넘는 한성 백제기의 유구들이 새롭게 발견되었으며, 출토된 유물 또한 수 만점에 이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7번지 일대(20,955㎡)의 나머지 지역에 대한 조사를 2010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며, 그 이후에도 풍납토성내 사적지정지역에 대한 연차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백제사의 보고(寶庫)인 풍납토성의 실체규명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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