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제주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폴 리차드 딩월 자문관이 14일부터 25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현지실사한다고 12일 밝혔다. 폴 딩월 자문관은 방한 기간 중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만장굴 등 5개 용암동굴을 우리나라 문화재위원과 함께 답사하며 신청된 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 신청서의 진위, 유산의 보존관리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폴 딩월 자문관과 국내전문가들은 제주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유산 보존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도 만나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지역의 열정과 의견도 청취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하여 신청유산 주변정비 사업 등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2회에 걸쳐 국내 및 국외전문가가 참여하는 모의실사를 실시하는 등 이번 실사를 준비해왔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20일 폴 딩월 자문관 초청 만찬을 열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그동안 유산의 보존을 위하여 한국정부와 제주도가 기울여온 노력을 설명하고 IUCN의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폴 딩월 자문관이 이번 실사결과를 기술보고서로 작성하여 내년 1월 개최될 IUCN 패널회의에 상정하면, 세계유산위원회는 IUCN의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2007년 7월 경에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확정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탁월한 가치가 있는 인류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지정한 유산으로 현재 138개국 830건의 유산이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창덕궁 등 7건의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이번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등재되면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현지실사는 전문가 비공개 행사로 현장에서의 언론 취재 또는 언론 접촉은 현지실사 규정상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며, 현지실사 중의 언론 취재를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실사과정이 과도하게 언론에 노출될 경우 실사자가 이를 보고서에 반영을 하여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등재에 많은 불이익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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