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남궁련 회장 소장품 기증...고려청자·조선백자 등 256건
지난 2월 작고한 전 대한조선공사 남궁련회장이 수집했던 문화재 256건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새 둥지를 틀었다.박물관은 25일 고 남궁 회장의 유족(유족 대표 남궁 호)으로부터 고려시대에 제작된 국보 145호 ‘귀면청동로’를 비롯해 도자기, 서화류 소장품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 문화재는 도자기가 주류를 이뤄 고려청자·분청사기·조선백자 등 한국 도자기 210건, 중국과 일본 도자기가 30건이다.기증품 중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귀면청동로’는 유례가 없는 독특한 양식의 청동제품이다. 솥모양 몸체에 도깨비 얼굴을 형상화해 매우 독특한 미감을 뿜어낸다. 모양은 향로와 비슷하나 몸체에 통풍구가 있어 풍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이 외에 서화류 12건, 목제함 및 흉배 2건도 기증됐다.도자기는 고려청자가 110건으로 가장 많은데,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청자완을 비롯, 고려 전 시기에 걸쳐 제작된 우수한 작품들이 다수 포함됐다. 박물관 측은 “청자상감모란국당초문표형주자, 청자상감당초문발, 청자죽절형완 등 다양한 문양과 기형의 상감청자가 눈에 띈다”며 “특히 청자연리문완은 그 문양과 제작 방법이 특이해 현재 남아 있는 예가 매우 드문 귀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분청사기류로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편병과 새와 꽃 무늬를 도안한 조화문 대접, 백자로는 분원에서 만든 대형 제기와 병, 합, 그리고 대한제국 시기 작품이 포함됐다.고 남궁 회장은 1916년 경기도 양주 출생으로, 일본 니혼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해운·조선업계의 선구자로 꼽힌다.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 회장과 한국일보 사장을 역임했으며, 경제심의위원회·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화재 수집이 취미였던 그는 1997년과 1999년, 두 번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품을 기증했으며, 이 밖에 영국 브리티시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지에도 백자·청자 유물을 기증했다.특히 1999년 국립중앙박물관 기증품 중 금동여래좌상은 삼국시대 불상의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에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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