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를 우리 전통문화 보존 · 전승 계기 삼아야
영화 ‘왕의 남자’의 경제적 효과가 12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60여억 원을 투자하여 극장매출만 800억 원이 넘었다고 하니 남아도 크게 남는 장사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런 작품이 몇 개만 나오더라도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은 크게 도약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업은 그동안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의 시대였다. 아니 지금도 수출산업하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좋든 싫든 서비스 중심시대로 다가가고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비중은 2003년에 벌써 57%에 이르렀다고 한다. 특히 부드러운 것(소프트)의 경제적 가치가 더 중요시된다고 하는 지식기반경제사회에서는 ‘문화’가 대표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 가요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영화는 프랑스에서, 드라마는 동남아를 거쳐 인도, 이집트에까지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해외 뮤지컬 공연도 활발해 지고 있다. 언어와 피부색깔, 그리고 사고가 다른 국가들이, 그동안 서구문화를 추구해 온 한국이 만든 콘텐츠에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은 참으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어떻게 보면 우리 스스로 국내용이라 불렀을 법했던 가요, 영화, 드라마가 해외 진출의 선봉에 서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우리의 식생활, 가족문화, 여가생활, 미용 등에 대한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이렇게 바라보는 나라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공연한다면 어떤 공연을 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는 그동안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관심을 쏟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데도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전통문화의 보존•계승도 잘했다고 볼 수 없으며, 국내 순수예술의 창작활동도 활성화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화가 담긴 콘텐츠에 세계의 관심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방송 통신 서비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상파 위성DMB, IPTV, VoIP, 와이브로, HSPDA 등 전문지식이 없으면 알기도 어려운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등장한다. 과거 유선방송채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고 해외 콘텐츠 수입에 의존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기술로 다른 국가들의 인프라를 만들어 주면서 우리가 만든 문화콘텐츠도 함께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 지금부터라도 전통예술, 순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서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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