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미노시마 사유미 그린이 : 후쿠다 이와오
출판사: 현암사
집마당에 열린 포도가 익기를 기다리던 어린 소녀가 마침내 포도가 익어서 따먹으려는 순간, 새들과 짐승들이 다 따먹어버려서 슬퍼한다는 내용의 이 이야기는 매번 엄마에게 포도를 먹어도 좋으냐고 물어보는 사유미와 엄마의 반복적인 대화로 이어진다.
포도가 없어져서 슬퍼하는 사유미에게 엄마는 포도는 내년에도 또 열릴 것이라고 위로한다. 내년에는 포도가 열리면 자기가 먼저 실컷 먹을 거라고 어린애다운 욕심을 부리면서도 친구들한테 나누어주겠다고 하는 사유미의 애교가 깜찍스럽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데도 어린 동심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책.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햇볕이 내리쬐는 마당의 풍경 속에 일부를 이루는, 저 홀로 익어가는 포도가 마음을 다사롭게 채운다.
작가 미노시마 사유미는 여섯 살배기 소녀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네 살 때에 쓴 것이다. 어린이가 직접 쓴 글이므로 맑은 동심 그대로 기교를 부리지 않은 순수한 이야기가 편안하게 다가온다. 시구처럼 반복적이고 간결한 이야기에 대사보다는 분위기와 그림으로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 삽화의 깨끗함이 글 전체의 가치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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