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민주당은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경제와 월드컵 등 온 국민이 합심해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와 대표를 새로 뽑은 야당과 더불어 이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또한 국민도 정치권이 합심해 국정과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그러한 모습의 연장선에서 지자제 선거와 대선이 치러지기를 요망하고 있다. 그만큼 굵직한 행사를 앞둔 작금의 현실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저마다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직도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선거를 겨냥한 지역주의와 정쟁의 꼬투리만 잡으려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서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아들들의 비리의혹과 관련해 대통령도 즉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상식이하의 발언을 내뱉었다.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갖다대는 아들들의 비리의혹은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으며, 곧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이 국정과제에 전념하기 위해 탈당까지 한만큼 정치권은 이를 지켜보며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이 나라 장래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무턱대고 아무 근거도 없이 국정에만 전념하고 있는 대통령을 흔들어 선거에서 반사이득을 얻으려는 작태는 터무니없이 무책임하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고자 하는 최규선씨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집단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가 미국방문 때 최규선씨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는 여러 명의 진술과 정황이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금전제공뿐만 아니라 최씨는 이후보의 미국방문 활동에 여러차례 개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씨가 본인 입으로 "한나라당에 보험들 들어뒀다"고 늘 주변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이에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2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후보사퇴′까지 시사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 후보는 먼저 `최규선씨 자금 20만달러 수수설′과 관련, "김희완씨도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했다"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고, 장남 정연씨와 최씨의 e-메일 교환설에 대해서는 "검찰 스스로 e-메일 나온게 없다고 확답했다"며 "중상모략이나 흑색선전 등 정략적 행동은 정말 청산할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회동 빌라 파문과 관련, 그는 "집 없는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큰 집을 쓰면서 국민위한 정치를 한다는게 생각이 짧았다"고 `자성′하면서도 "2, 4층도 내 소유란 말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고 손녀의 `원정출산설′에 대해서도 "국내에 거주하면서 외국 나가서 출산하는게 원정출산이지, 외국에 거주하며 출산한게 어떻게 원정출산이냐"고 반문했다.
세풍사건과 관련, 이 후보는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모금한 부분은 대부분 영수증을 받고 처리했고, 이회성 공모는 증거가 없다"면서 "이 부분은 정당한 판결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연씨 병역면제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전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성구 기자> ksg@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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