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총연장 85.6km의 경춘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모두 8개 공구로 분리되어 이 중 4개 공구가 실시설계와 시공입찰 방식인 턴키(Turn-Key)로 발주되고 1개 공구는 일반 방식으로 발주되어 99년 12월에 공사착공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3개 공구는 곧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년 완공 예정인 경춘선 복선 전철화공사가 착공한지 3년(1/4)가량이 지난 지금 9%의 저조한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1년 평균 공정율을 4.5%씩 잡았을 때 완공 목표인 2009년이 되어도 전체 공정율은 45%선에 머문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지금처럼 예산을 찔끔찔끔 배정해 거북이걸음 공사를 추진한다면 2009년이 되어도 "공사중"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4공구(마석-대성리간), 5공구(대성리-상천간), 6공구(상천-경강간), 7공구(경강-강촌간), 8공구(강촌-춘천간)는 완공이 한참 남았고, 3공구는 곧 발주 예정이며 나머지 1,2공구는 아직까지 미정으로 남아있다.
미정된 공구의 문제점은 서울권의 광역철도망인 1∼3공구의 25%의 재원부담을 요구하는 정부와 엄청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 구간 국비사업을 요구하는 지자체간의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아 더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은 단지 서울-춘천간의 교통망을 확충하는 차원이 아니다. 강원북부 내륙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수도권과 동해안을 잇는 절실한 교통망 확충의 사업인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사업을 착공만 해놓고 계획대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마냥 세월만 보낸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지역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는 시늉만 하고 완공기일을 2007년에서 2009년으로 고무줄 늘리듯이 늘리고, 공구별로 한해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계획은 착공 첫해부터 실현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많은 반감을 사고 있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착공후 부진 상태를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공사에 투입되는 예산이 지금처럼 매년 필요 액수의 3분의 1수준으로 배정된다면 완공시기를 넘기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공사가 장기화 될수록 소요되는 예산은 그만큼 더 늘어나 결국 정부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다. 정부가 계획했던 대로 예산을 배정해 예정된 공기를 지키는 것이 국비를 절감하고 시간적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공경보 기자> bo@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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