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은 김대중 대통령의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이 있었으며,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청와대 만찬회동이 있는 날이었다. 김대통령은 처조카인 이형택씨의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개입 의혹등 비리와 부패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시기에서 국민에 대한 불심이 커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이번 개각으로 "인적쇄신 요구를 무시했다."는 여야 정당과 시민들이 반발하며 나섰다. 회사원 김모씨(32. 종로구 숭인동)는 "개편과 인사가 어떤 원칙에서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왜 이렇게 자주 바뀌는지 안 한만 못한 거 같다." 고 심정을 나타냈다.
같은 날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만남은 지난해 9월 DJP공조 붕괴 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이날 회동에서 김총재는 "내각제 추진을 위해 정치여생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김 총재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정진석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작년 11월 민주당 총재직을 내놓으면서 정치 개입은 하지 않고 국정에만 전념할 것이며, 또한 인위적 정계개편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불과 3개월만에 "내각제만이 살길이다."라고 주장했던 김총재를 단독 회동한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종필 총재는 지난 25일 전직 국무위원과 오찬을 가졌다. 오찬 자리에서 김총재는 "나는 1980년대부터 내각책임제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제 대통령 중심제로 인한 만성적 정치불안과 부패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각책임제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내각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나는 세 번 속았다. 1990년 북방정책을 위해서 3당 합당을 했다. 그때도 내각책임제를 구현하자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약속을 어기고 실현하지 않았다. 전 김영삼 대통령도 내각제 실현 약속을 실천하지 않았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도 나와의 내각제 구현을 위한 약속을 이행치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세 번 속은 것이다."고 밝히며 "이제 내가 선두에 서서 내각제 구현을 위한 점화작용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찬자리에 참석한 강영훈 전 국무총리는 "금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이고, 무엇보다 안보가 중요시되는 해이다. 국민들이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올바른 방향과 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 김종필 총재가 이 나라 장래에 많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dong@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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