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김대중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오전 연두기자회견에서 벤처관련 비리 및 고위공직자들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서 "큰 충격과 더불어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국정을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있다. 지난해 회견(1월 1일)에서는 "시민단체와 국회가 합심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개혁 대책을 세운다."며 강한 여당론을 내세웠다. 1년이 지난 이번 회견에서는 "솔직히 작년말부터 금년 초까지 매일 터져 나오는 게이트 문제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참담한 심정을 표시했다.또한 부패 척결에 대한 다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뒤늦게 나마 반성을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정권의 총체적 부정부패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그 해법도 그 형식에 그쳐 아쉽다."고 논평했다. 자민련 정진석 대변인은 김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부패척결에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긍정 평가한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자민련 측은 신승남 검찰총장 사퇴에 대하서는 "일찌감치 그런 결심을 해서 진퇴를 결정하고 잘잘못을 가렸으면 국민에게 불편을 안 줬을 것이다."라며 지적했다. 김 아무개 (남 43 종로구 숭인동)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부정 부패에 관한 것은 윗분들이 하는 커다란 몸통부터 깃털까지 모두 깨끗이 없애야 한다."고 분개했다.김대통령은 해방 후부터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진행되어 온 과정이 정경 유착관치금융 부정부패로 나라를 망쳤다고 하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나란히 발전시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부정부패가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이러한 대통령의 말과 의지를 남은 기간 얼마나 충실히 실행하는가는 국민들의 관심의 초점이다. 김수환 추기경 역시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우리 정치 풍토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새 대통령은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룰을 존중하는 사람, 그리고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김동진 기자> dong@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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