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옛길 초입에 위치한 대관령박물관에 목재 남근(男根) 조각상이 전시되자 문화·여성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시는 지난달 중순 국제관광민속제(6월11∼27일) 참관객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관령박물관 주변 정원에 30여개의 남근조각을 설치했다.
이에 대해 여성·문화계는 “대관령과 남근이 역사ㆍ설화적으로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마을 초입에 다수의 남근을 전시한 것이 흉물스럽고 예향(禮鄕)의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여성계는 “대관령박물관은 지난해 5월 설립자인 홍귀숙 명예관장이 문화유산의 공유 의미를 강조하며 평생 수집해 온 유물을 자치단체에 기증, 설립한 것”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 쉼터, 교육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릉시 여성단체협의회는 19일 박물관을 방문해 “일부 남근상은 선정성이 농후해 어린이들 교육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철거를 요청했다.
대관령박물관은 93년 문화관광부 박물관 등록 제57호로 문을 열었으며 건물 모양이 고인돌 형상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600여 점의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강릉시측은 “대관령 옛길 일대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남근뿐만 아니라 꽃길, 쉼터 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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