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선후보들이 서서히 태동을 개시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시발점으로 하여 민주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이와 더불어 새 총재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조기 개최 또한 불가피해졌다. 대선후보 가시화 시기가 앞당겨질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 내에서 대선후보 및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자들은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총재와 대선 후보를 동시에 선출할지, 별도의 전당대회에서 뽑을지가 여권인 민주당의 최대 현안이다.
이러한 총재선출문제와 전당대회 그리고 대의원 숫자 문제를 가지고 각 후보들간에 조금씩 다른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크게 쟁점화된 사안은 대의원의 숫자이다. 다시말해서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대선 후보 선출권을 쥐고 있는 대의원의 숫자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는데, 이 문제를 구체화한 예비대선후보는 정동영 상임고문이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현재 만명인 대의원을 10만명으로 늘려 각 지역에서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모든 공직선거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의 대중적 지지를 갖고 있는 이인제 상임고문과 김근태 상임고문은 각각 5만명, 10만명으로 증원하자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했던 한화갑과 김중권 상임고문 그리고 노무현 상임고문은 대의원 증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둘러싼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는데, 이인제, 노무현, 김중권, 정동영 상임고문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인 3, 4월에는 후보를 확정해야만 대선승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 예비주자들의 이 같은 입장차이조정에 실패할 경우 자칫 분당위기로 치달을 수 있어 당특별대책위원회의 절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다음(Daum) 커뮤니케이션과 정치사이트인 ′http://www.ewincom.com′은 공동작업의 일환으로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2002 president’라는 이름하에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권·대권의 결정시기와 결정방식에 대한 주장은 각자 다르지만 상대적으로 이인제 고문이 다른 주자들을 앞서고 있고, 이를 따라잡으려는 다른 주자들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으로 나타났다. 일단 이인제 최고위원과 지자체선거 이전에 영남후보론을 내세워 약진하려는 김중권 최고위원은 각각 3월과 4월에 당권·대권을 함께 하는 후보겸 총재를 선출하자는 입장이다. 나머지 3명의 대권 후보인 한화갑, 김근태고문은 각각 1월과 8월에 총재와 후보를 뽑자는 입장이고, 노무현 고문측은 “시기는 상관없지만 대권·당권은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인제 의원측 관계자는“현재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가장 효율적으로 치르는 길은 당의 간판을 뽑고 중심에 세워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며 “대선과 지방선거 사이사이에 두 번씩이나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이후 여권 대권후보들의 발빠른 행보가 정가의 최대현안으로 관심을 모우고 있다. 각 후보들에 대한 다방면에 걸친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고, 각 언론사와의 인터뷰가 실시간으로 시행되고 있다. 과연 어떠한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야당의 대권후보와 겨루게 될지 그 결과에 귀추가 집중된다.<장승희 기자>heezzang@yahoo.com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