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레/라티파 지음/최은희 옮김/정가 8.000원
탈레반에 짓밟힌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삶에 대한 생생한 기록" 그물로 된 이 작은 창은 마치 카나리아의 새장 같다. 카나리아는 바로 나다. 나는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며 부르카에서 빠져나왔다. 내 얼굴은 나의 소유이다. 코란에서도, 여성은 베일로 얼굴을 가려도 되지만 알아볼 수는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탈레반은 내 얼굴과 모든 여성들의 얼굴을 빼앗겟다는 것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기자를 꿈꾸던 중산층 가정의 10대 소녀 라티파와 그와 가족, 친지, 이웃들이 1996년 탈레반 집권 이후, 보고 겪은 일들은 적은 이야기이다. 9.11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국내에 단편적으로만 알려졌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고통스런 삶을 있는 그대로 낱낱이 보여준다. 이 기록은 나치 점령을 피해 숨어살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감당했던 일에 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게는 종교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세상의 모든 인권 유린에 대한 고발이며, 밟을수록 더 힘차게 일어나는 정간 정신에 대한 찬양이다. 1980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태어난 라티파는 탈레반 집권 전까지는 세상의 여느 또래들과 다를 바 없이 유행에 민간하고 영화를 즐기는 평범한 10대였다. 하지만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은 일순간에 멈춰 버렸다.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금지되었고,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 갇혀 지내야만 했다. 외출할 때는 언제나 ′부르카′를 뒤집어서야 했으며, 아무리 아파도 여자는 남자 의사에게 진료 받을 기회를 갖기 힘들었다. 여자 의사들은 존재 할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절망 속에서도 라티파는 희망을 찾아냈다. 비밀리에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목숨을 걸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지만, 라피타에게는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은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오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잡지사 <엘르>가 도움의 손길을 뻗쳐왔다. <엘르>와의 인터뷰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온 라티파의 가족은 마침내 탈레반 정권에서 유린당하는 여성의 인권 현실을 서방 세계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그들의 부르카를 들어올리던 순간 카불의 여성해방운동은 점화되었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이슬람 사원의 하얀 깃발>은 1996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시작된 억압과 핍박 속의 생활을, 2장 <새장 속의 카나리아>에서는 갑작스런 탈레반 통치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규율 아래 놓인 여성들의 삶과 그들의 두려움을 묘사하고 있다. 3장 <세 명의 소녀들>은 스스로에게 부과한 극단적인 규범을 못 이기고 드러나는 탈레반의 일탈을, 4장 <학살과 기적>은 내전 속에서 완전히 실종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5장 <타이마니의 세 여자 아이들>에서는 지은이가 친구들과 비밀학교를 조직하여 탈레반 정권에 저항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6장 <연 사냥>에서는 그나마 자유로웠던 옛 소련 점령기의 삶을 회상하며 탈레반 치하의 비참한 현실을 비교한다. 7장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누가 말하는가? >는 세상의 아프가니스탄 인권 말살의 실사을 증언 할 목적으로 라티파 가족이 프랑스로 탈출하는 긴박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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