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초반부터 노무현 고문의 약진으로 그동안 이인제 후보의 맞대결 대선 전략 전술에 힘써왔던 한나라당 이회창 측은 바빠지기 시작하고 있다. 대선전략을 책임진 윤여준 기획위원장은 "현재 민주당 경선 추세가 계속되면 대선전이 이총재와 노 후보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 시나리오를 새로 짜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무현 고문에 대한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한나다랑 내부갈등의 진단과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혁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노 고문과 이 총재의 대결은 21세기형 새 정치세력과 80년대식 낡은 정치세력의 경쟁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휠씬 높다."고 전망한다며 "주류를 자칭하며 이 총재의 낡고 수직적 리더십과 대세론에 안주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영남지역 구여권 인사들은 노무현의 약진이 얼마나 긴박한 상황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당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총재의 다른 측근은 "최근 정치력 복원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펴고 있는 박근혜 의원과 노후보의 결합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그런 상황이 오면 게임은 끝난다"며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87년 대선 이후 갈라선 영호남 민주화 세력의 재결합을 통한 개혁완수로 한나라당을 급격히 붕괴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변수는 시나리오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지난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이총재와 노후보의 양자대결 구도일 경우 이 총재가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홍사덕 의원의 탈당입장을 밝히며 "이 총재가 이렇게 편협하고 탐욕스럽게 간다면 국민이 정권 교체하라고 모아준 표를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다."라며 비난했다.
<정훈규 기자> jong@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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