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내에는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습니다. 숨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기침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유난히 호흡기가 안좋은 저는 마스크를 착용했고요. 이라크 사람들이 바그다드 하늘을 가려서라도 전투기가 시내를 잘 못 보도록 들판에서 석유를 태워 연기를 내고 있습니다."
바그다드에서 반전평화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은하(28, 여)씨의 25일 저녁 자신의 홈페이지(withyoo.cyworld.com)에 올린 장문의 편지를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유씨는 "그동안 주로 야간에 이뤄지던 공습이 22일부터는 밤낮 구분없이 이어지고 있고 미군이 바그다드 100km지점까지 들어온 이후에는 비행기가 수없이 날아다닌다"며 "포격이 이뤄질 때마다 모스크에서 알라를 부르는 처절한 기도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들려온다"고 전했다.
민간인 피해도 점차 늘어나서 24일에만 4천여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났다는 이곳에서 유씨는 왼쪽 다리에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폭격을 당한 4살짜리 아이, 가슴과 다리를 다친 오마드 알리(10), 다리가 부서진 압쉬르 도르시 아주머니, 집 문으로 미사일이 들어와 다리를 다친 파트마(10) 등 부상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유씨는 "하도 기습적으로 비행기와 미사일이 날아다녀 옆에 있는 신시아 할머니는 카메라 플래시만 터져도 화들짝 놀란다"며 "저도 전후의 정신적 후유증을 겪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썼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이라크 평화를 위한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있는 유씨는 "미국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이라크는 알라에게 도움을 구한다면 우리는 무슨 기도를 해야 하느냐"며 "다음에 선교사들을 통해 이곳에 들어오는 기독교는 `강자의 종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씨는 또 "1인독재에 사회주의, 호전적 정부와 순수한 사람들, 그리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이 있는 바그다드는 여러 면에서 평양을 닮았다"며 "이곳에서 `바그다드 다음은 북한일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만약 그렇다면 평양에서 함께 만나자"고 약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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